회식 중 여직원 '헤드록' 건 사장…대법 "성추행 맞다"

김광호

khk@kpinews.kr | 2020-12-24 11:30:42

1심 벌금 500만원 → 2심은 무죄 "성적자유 침해 아냐"
재판부 "남성성 과시하며 모욕감 줘…성적 의도 있다"

회식 자리에서 여성 직원에게 이른바 '헤드록'을 건 사장의 행위는 성추행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자료사진 [장한별 기자]

대법원 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김 모(52)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24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김 씨가 한 행동이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당시 피해자의 목과 머리가 각각 김 씨의 팔과 가슴에 닿았고, 접촉 부위와 방법을 고려할 때 헤드록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헤드록을 걸기 전 "(피해자가) 나랑 결혼하려고 결혼을 안하고 있다"는 등의 말을 하고, 이에 피해자와 동료 여성 직원이 항의한 점에도 주목했다.

김 씨가 피해자의 여성성을 드러내고 자신의 남성성을 과시하는 방법을 통해 피해자에게 모욕감을 줬고, 이에 성적인 의도가 인정된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가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린 점이나 당시 감정에 대해 '소름끼쳤다'고 진술한 점 등을 보면, 이같은 피해자의 모멸감과 불쾌감은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성적 수치심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김 씨는 지난 2018년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직원 3명과 거래처 사장 등 6명이 참석한 회식 자리에서 직원인 피해자의 결혼 여부 등을 이야기하던 중 갑자기 피해자에게 헤드록을 걸고 어깨를 여러번 치는 등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 씨의 행위가 강제추행에 해당한다며 벌금 500만 원의 유죄 판결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김 씨의 행위에 성적인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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