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 2개월, 회복할 수 없는 손해냐'에 달린 윤석열의 승부

김광호

khk@kpinews.kr | 2020-12-18 16:08:02

文대통령 재가한 징계에 윤석열 불복…소송전으로 직행

윤석열 검찰총장의 싸움이 '2라운드'를 맞았다. 이번 상대는 추미애 법무무 장관이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이 재가한 징계에 윤 총장이 불복하고 소송으로 직행함으로써 이젠 '문재인 대 윤석열'의 대결이 된 형국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UPI뉴스 자료사진]


윤 총장 측은 지난 16일 문 대통령이 2개월 정직 징계안을 재가한 것을 두고 다음날 즉각 행정소송으로 임명권자에게 맞섰다. 윤 총장 법률대리인인 이완규 변호사는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에게 이번 소송의 피고에 대해 "대통령 처분에 대한 소송이니깐 대통령에 대한 소송이 맞는다"고 했다.

그간 윤 총장과 추 장관의 갈등이 법무부와 검찰 조직의 전면전 양상이었다면 윤 총장의 행정소송은 이를 넘어서는 정치적 결단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추 장관과의 갈등 국면과 여권의 집중 포화 속에서도 굳건히 버텼던 윤 총장이 급기야 문 대통령과의 대결 구도를 자처함으로써 정치적 체급은 더 높아지게 됐다. 최근 문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야권에서는 '윤석열 대망론'이 더욱 힘을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다. 윤 총장 측은 '2개월 정직' 처분은 검찰총장 및 검사로서의 직무를 상당 기간 수행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회복할 수 없는 손해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검찰총장은 2년 임기제인 데다가, 내년 7월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2개월 동안 업무가 정지되면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행정법원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도 "직무집행정지와 정직 처분은 사실상 같은 개념으로,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의 직무를 중단시키는 것"이라며 "앞서 법원에서 그런 처분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힌다고 봤기 때문에 이번에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달리 "정직 2개월후에도 임기가 다섯달 이상 남기 때문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가 상존한다. 중견 변호사 J는 "정직 2개월이 어떻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인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어떤 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미묘한 문제"라고 말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 사건은 인용 결정이 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총장의 경우 법률상 임기를 보장하고 있다는 점이 큰 변수"라며 "다만 인용될 경우 대통령 재가 사항을 정면으로 들이받는 것이라 재판부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징계 주체인 법무부에서 내세우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공정성 위협)'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란 견해도 있다. 직무배제의 경우 재판부의 집행정지 인용시 징계 결정 전까지 매우 짧은 기간만 직무를 유지하는 반면, 이번 건은 집행정지 인용시 정직 기간 2개월 내내 직무를 유지하게 되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판사 출신의 또다른 변호사는 "법원이 공공복리 요건을 좀 더 고심할 것"이라며 "앞서 징계위가 윤 총장이 '전체 검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게 해 전체 형사사법질서를 혼란케 할 수 있는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내용을 법원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따라 판결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총장 거취에 대한 법원의 가처분 판단은 오는 22일 법원의 심문 기일 이후로 나올 예정이다.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법원이 심문 당일 결론을 낼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윤 총장 지원사격에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인사청문회 대책회의에서 "온갖 비방으로 윤 총장을 끌어내리려는 민주당의 작태야 말로 찌질하고 뻔뻔하고 자멸을 자초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총장을 쫓아내기 위해 좌미애, 우조국이 다 날아갔다"며 "날아간 이유는 국민이 윤 총장을 지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당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징계는 아주 억지로 만들어낸 징계"라며 "이제 윤 총장이 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한다는데, 대통령과 현직 총장이 법정에서 맞서는 모습이 국가적으로 창피하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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