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면역 위해 아이들 감염시켜야"…트럼프 측근 이메일 논란

권라영

ryk@kpinews.kr | 2020-12-17 16:17:42

폴리티코, 전 보건복지부 과학고문 이메일 입수해 보도
"코로나19 확산 위해 대학 문 계속 열어야" 주장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건 고문이 보건당국 고위 당국자에게 코로나19에 대해 집단면역을 채택하고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게끔 하라고 여러 차례 촉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6일(현지시간)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폴 알렉산더 전 보건복지부(HHS) 과학고문이 마이클 카푸토 전 보건복지부 대변인 등에게 보낸 이메일을 입수해 공유했다면서 이러한 내용을 보도했다.

알렉산더 전 고문은 지난 7월 4일 카푸토 전 대변인과 다른 6명의 고위 관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다른 방법은 없다"면서 "우리는 집단을 만들 필요가 있고, 고위험군이 아닌 집단만 바이러스에 노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아무런 질환이 없는 유아, 어린이, 청소년, 청년, 중년은 위험이 없거나 아주 적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감염시키기 원한다"고도 했다.

같은달 24일 알렉산더 전 고문은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과 다른 8명의 고위 관리에게 자연 면역과 자연 노출을 얻기 위함이라면서 "우리가 이 지역을 개방하고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감염되도록 하는 게 가장 좋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7월 27일에는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에게 이메일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도록 대학이 계속 열려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어린이들과 십대들, 젊은이들을 빠르게 감염시키고 주변에 전파하도록 해 면역을 형성하고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적었다.

알렉산더 전 고문은 지난 4월 코로나19 사태 초기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뒤 9월까지 일했다. 관계자들은 폴리티코에 알렉산더 전 고문이 (집단면역을) 권고했을 때 그가 백악관의 지원을 받았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집단면역은 국민의 60% 이상이 전염병에 면역력을 갖춰 바이러스의 확산이 자연스럽게 억제되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 정부가 국민 3000만 명 이상에게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힌 것도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백신 없이 이를 시도할 경우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스웨덴은 확산 초기 식당이나 카페의 영업을 제한하지 않고 이동 금지령도 내리지 않는 등의 조치를 통해 집단면역을 형성하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최근 스웨덴 정부 조사위원회는 "당국은 팬데믹(세계적 유행)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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