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 갖춰" vs "실효성 낮아"…'삼성 준법감시위' 평가 엇갈려
김광호
khk@kpinews.kr | 2020-12-07 17:13:15
특검-삼성 측 심리위원, 상반된 평가 내려
김경수 긍정적 평가…홍순탁은 부정적 의견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쟁점이 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감시위)에 대해 법원이 지정한 전문심리위원 3명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의 파기환송심 재판을 7일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과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홍순탁 회계사 등 전문심리위원 3명이 출석해 준법감시위에 대한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위원들은 지난 3일 준법감시위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점검 의견 등을 담은 결과 보고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바 있다.
재판부의 추천으로 위원장을 맡은 강 전 재판관은 준법감시위의 실효성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의견을 동시에 내놨다.
강 전 재판관은 "준법감시위가 앞으로 발생 가능한 최고경영진의 위법 행위 관련 위험을 정리하고 이에 대한 감시·감독 체제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며 "준법감시위의 인선에 따라 독립성이 약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여론의 압력이 있는 한, 관계사들이 준법감시위를 약화 또는 폐지하거나 준법감시위의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준법감시위원들의 의지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측의 지원 및 여론의 지원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과 특검 측 추천으로 전문심리위원에 지정된 김 변호사와 홍 회계사는 서로 상반된 의견을 드러냈다.
김 변호사는 "준법감시위가 최고경영진이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해 역할을 수행할 역량을 갖추고 있고, 준법감시위의 권고에 법적 강제성이 없다하더라도 국민적 관심을 고려할 때 그 실효성이 낮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준법감시위가 현재 수준으로 활동한다면, 지속가능성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반면 홍 회계사는 "준법감시위의 모니터링 체계가 부재해 최고경영진에 대한 제도 작동이 어렵고, 준법감시위가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제도의 실효성이 대체로 낮다고 봤다. 또 "준법감시위에서 계열사가 쉽게 이탈할 수 있는 점 등을 볼 때, 준법감시위가 지속가능한 제도인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전문심리위원은 유·무죄 판단이나 양형 결정 등 재판부의 합의에 참여할 수는 없고, 재판부를 보조하는 자격을 갖는다.
이같은 평가 결과를 종합해 준법감시위가 실질적으로 운영된다고 재판부가 판단할 경우, 이는 "범행 후의 정황"으로서의 "진정한 반성"에 해당돼 이 부회장의 양형 조건(감형 요소)로 고려될 수 있다.
이날 재판이 마무리되면 재판부는 오는 21일 이 부회장 등의 최후변론 기일을 열 예정이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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