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청자' 천 년의 세월, 명장의 손끝에서 환생하다

이원영

lwy@kpinews.kr | 2020-12-03 16:04:32

명장 정기봉 '해남청자 재현전' 8일까지 인사동서

고려시대의 독특한 특성을 간직한 해남청자가 명장의 손을 거쳐 환생했다.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는 오는 8일까지 전라남도 명장 1호 남강 정기봉(64) 선생의 '해남청자 재현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해남청자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유자기(유약을 바른 도자기)로 알려져 있는데 소박하고 은은한 빛깔로 당시 고려인들 사이에 크게 유행해 10~12세기 수많은 도자기들이 해남을 통해 전국 각지로 유통됐다고 한다.

▲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해남청자 재현전'에서 작가 남강 정기봉 선생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해남청자는 투박한 질감과 녹갈색을 띠는 외형 탓에 청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발생한 불량품이거나 청자기술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과도기적 청자일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한동안 '녹청자'라는 이름으로 아류로 취급받아 왔다.

해남청자의 가치가 재평가되기 시작한 것은 1983년 완도군 약산면 어두지섬 앞 바다에서 3만여 점의 청자가 발굴되면서부터다. 특히 2003년 군산 앞바다에서 인양된 십이동파도선에 죽산현(현 산이면·마산면)이라는 생산지와 시기가 적힌 목간(나무조각에 글자가 적힌 화물표)이 발견되면서 강진청자를 앞선 시대와 규모라는 가치와 함께 마침내 '해남청자'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고 한다.

현재 해남군에는 사적 제310호로 지정된 '해남 진산리 청자요지' 100여 기와 전라남도 기념물 제220호로 지정된 '해남 화원면 청자요지' 80여기 등 총 180여기의 요지가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해남 화원면 청자요지는 신덕리와 금평리 일대에 가마터 59개소, 90여기 가마가 분포한 대규모 가마터로 초기 청자 가마가 집단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유적이다.

▲ 전시 중인 청자 당초문 매병

해남청자 특유의 녹갈색은 해남청자를 대량 생산했던 해남 산이면의 태토만이 가진 철분의 높은 함량 때문이다. 다른 곳의 흙으로는 유약과 가마의 온도를 달리해도 동일한 색상을 얻을 수 없다고 한다.

정 명장은 해남에서 23년째 해남청자의 맥을 이어오며 아들에게 4대째 가업을 물려주고 있다.

정 명장은 이번 '해남청자 재현전'에 대해 "옛것을 재현하는 전승도예를 모방이라 폄하하고 새로운 창작을 국적불명이라 비판하는 시점에서 전통을 지키고 전승하는 방향을 설정하고 조심스럽게 한걸음씩 걷는 기분으로 재현전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유물과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해 빛나는 문화유산으로 발전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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