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사자명예훼손' 유죄…법정서는 '꾸벅꾸벅'
김광호
khk@kpinews.kr | 2020-11-30 18:07:24
재판부 "무장상태 헬기가 위협사격 했다 인정"
오월단체 "5·18 진상규명의 중대한 전환점"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가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부정하고, 이를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방법원 형사8단독(김정훈 부장판사)는 30일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전두환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쟁점인줄 알면서도 헬기 사격을 부인하고 특별사면의 취지를 무색케했다"고 판시했다.
또 "자신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피해자를 비난하는 회고록을 출간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장은 "주문을 낭독하기 전에 5·18로 고통받아온 많은 국민들이 있다"면서 "5·18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피고인이 진심으로 사죄하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1심 법원은 특히 5·18 당시 헬기 사격도 사실상 인정했다. 재판부는 "조비오 신부를 비롯한 여러 목격자와 군 자료, 그리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80년 5월 무장상태 헬기가 위협사격 이상을 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재판부는 전 씨가 판결을 앉아서 듣도록 배려했는데, 전 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에서 고개를 숙인 채 조는 모습을 보였다. 20여 분쯤 지나서 잠깐 깬 그는 이내 다시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든 채 잠들었다. 전 씨의 상식 밖 행동은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할 때까지 이어졌다.
이후 전 씨는 선고가 끝나자 법정 경위의 안내를 받아 부인 이순자 씨의 손을 잡고 퇴정했다.
법원의 판결이 나온 뒤 오월단체 등은 사법부가 헬기사격을 인정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5·18 진상규명의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만원 씨가 5·18왜곡 혐의로 징역 2년 형을 받았는데, 전 씨가 징역 8월에 집행유예를 받은 것은 아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고(故) 조비오 신부 유족 측은 사필귀정이라고 밝혔고, 전두환씨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재판정을 떠났다.
광주시민들은 재판이 끝난 뒤 전 씨가 타고 온 차량에 계란과 밀가루를 투척했지만, 전 씨는 다른 차량을 타고 법원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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