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사찰' 논란의 핵심 부상…검찰-법원 갈등 증폭
양동훈
ydh@kpinews.kr | 2020-11-25 20:30:31
법무부 "공개 안 된 개인정보도 포함…언론 기사 검색했어도 사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밝힌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사유 중 하나인 '재판부 사찰'이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검찰은 "공개된 자료를 활용했을 뿐"이라며 사찰 의혹을 부인했지만, 법원에서 '판사는 바보냐'는 목소리까지 나올만큼 강력한 반발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무부는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개인정보도 포함돼 있다"고 거듭 사찰을 주장했다 .
윤 총장은 지난 2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현 수사정보담당관실)에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 판사들의 성향을 분석해 보고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2담당관으로 근무하며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 성상욱 고양지청 부장검사는 25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정상적인 업무수행이었다"고 밝혔다.
성 부장검사는 "담당 재판부의 재판 진행방식이나 선고성향을 파악·숙지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라는 것"이라며 "법조인대관, 언론 기사, 포털 사이트·구글 검색 자료를 토대로 작성했다"고 했다.
이어 "공소유지를 위해 수집되는 정보도 수사정보의 일환"이라며 이같은 자료 작성이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직무 범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사법부 내에서는 사찰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지법 장창국 부장판사는 이날 법원 내부망에 '판사는 바보입니까' 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장 부장판사는 "얼마나 공소 유지에 자신이 없었으면 증거로 유죄 판결을 받으려는 게 아니라 판사의 무의식과 생활 습관인 성향을 이용해 유죄 판결을 받으려고 했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가 증거로 재판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재판부 성향을 이용해 유죄 판결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은 재판부를 조종하고 머리 위에 있겠다는 말과 같다"며 "대법원 행정처는 판사 뒷조사 문건이 무슨 내용이고 어떻게 작성됐는지 확인하고,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필요하면 고발도 해 달라"고 촉구했다.
법원 내부 통신망에는 장 판사의 글 이외에도 사찰 의혹을 우려하는 글들이 연이어 게시됐다.
법무부는 이와관련 이날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해당 문건에는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자료가 아닌 것으로 보이는 개인정보도 포함돼 있다"며 '사찰'임을 거듭 강조했다.
법무부는 "해당 문건에는 특정 재판부의 특정 판사를 지목하며 '행정처 16년도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 포함'이라고 기재돼있다"며 "법원행정처의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를 확인하고 작성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법적 권한이 없는 기관이 개인정보와 성향 자료를 수집·분석·관리하는 것이 사찰"이라며 "사찰 방법에는 언론 검색, 다른 사람들에 대한 탐문 등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K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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