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국정농단' 재판 출석…특검 "이재용 측 허위 주장"

김광호

khk@kpinews.kr | 2020-11-23 17:32:16

이재용, 준법감시위 활동 평가 관련 취재진 질문에 묵묵무답
특검 "준법감시제도에 대한 양형 심리의 진정성 의심스러워"
"'10억원 횡령' 삼성물산 직원 징역 4년…낮은형 선고시 불평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주일 만에 열린 23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문 채 법정으로 향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 출석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송영승·강상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은 박영수 특검팀의 양형 관련 변론과 서증조사로 진행됐다. 특검 측은 "피고인들은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실과 다른 수동적 뇌물공여 등의 허위 주장을 계속 하고 있어 진지한 반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특검 측은 또 "재판부가 (이 부회장의 범행을) 박 전 대통령 요구에 따른 수동적 뇌물공여라고 오해할 수 있는 취지로 여러 번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는 특검의 발언을 제지하면서 "오해 사는 말을 하는데 대통령 요구에 의한 수동적 뇌물공여란 말을 한 적 없다. 재판부가 한 이야기만 하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요구했다는 건 정확하지 않느냐. 재판부는 사실만 얘기했다"며 "(수동적 뇌물공여라고) 평가한 적이 없는데 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특검 측은 "혹시 오해하고 계신 게 아닐까 염려돼서 말한 것"이라며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특검 소속 강백신 부장검사는 특히 "시대 변화에 따라 대통령과 삼성그룹 오너 사이의 관계는 최고 정치권력자와 최고 경제권력자로서 대등한 지위를 갖게 됐다"며 "이재용과 대통령 사이는 일방 강요에 의해 어떤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 상호 윈-윈의 대등한 지위에 있었음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파기환송심 변론 과정에서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실과 다르게 수동적 뇌물공여 등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진지한 반성을 전제로 한 준법감시제도에 대한 양형 심리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특검은 삼성 준법감시위에 대한 양형 심리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뤄져야 하며 단기간을 정해놓고 결론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도 변론했다.

그러면서 "삼성물산 회계직원은 10억원 횡령 범행에 징역 4년이 선고됐다"며 "본건 범행은 횡령액만 80억원에 이르러 회계직원보다 낮은 형이 선고된다고 하면 누가봐도 평등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은 재판부의 요구를 받아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재판부는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양형과 관련해 준법감시위원회 운영을 평가하는 전문심리위원도 구성했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받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8월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상고심에서 뇌물 인정액이 50억원 이상 늘어나 형량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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