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 '보수주자 부재'가 낳은 '윤석열 대망론', 그 실체와 허상
남궁소정
ngsj@kpinews.kr | 2020-11-12 18:02:02
"올드·보수 리더십, 시대정신 아냐"…"제3정당 가능성"
'윤석열 대망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의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게 계기다. 2011년 '안철수 현상'에 빗대 '윤석열 현상'이란 말까지 나온다.
윤 총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은 좀 천천히 퇴임하고 나서 한번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정치에 뛰어들 가능성을 암시하는 뉘앙스로,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태도다. 1년전 청문회 때 그는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었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1년 4개월. 윤석열 대망론은 지속될 것인가.
지표상 윤 총장을 향한 여론 지지는 강력하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조사해 11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윤 총장은 24.7%의 지지를 얻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22.2%) 대표와 이재명(18.4%) 경기지사를 제쳤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정부 내 야당이라는 기현상이 생겼다. '이낙연·이재명·윤석열'이라는 3강구도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최근 알앤써치와 리얼미터 대선 주자 선호도에서도 유력후보로 평가받는 '문지방' 격인 15%를 돌파했다. 알앤써치가 지난달 25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한 조사에서 윤 총장은 15.1%를 기록하며 이재명(22.8%), 이낙연(21.6%)의 뒤를 이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조사에서도 윤 총장은 17.2%의 지지를 받았다.
윤 총장이 현실 정치권에 몸담고 있지 않고, 현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과 검찰총장으로 발탁됐는데도 야권 주자로 조명받는 점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반문 세력의 결집'과 '보수주자의 부재'가 빚은 기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상당한 반문 세력을 담을 정당과 정치인이 부재한 상태에서 윤 총장에게 지지가 쏠렸다"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UPI뉴스와 통화에서 "윤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지지를 받는 이유는 정치권 밖에서 문재인 정부와 대립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는 "문 정부도 싫고, 친박과 친이계가 중심인 국민의힘도 싫은 이들이 정치를 안하는 윤 총장을 지지했다"라고 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망론이 지속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윤 총장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인물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현 정부와 가장 대척점에서 싸우는 행동에 대한 응원"(박성민 대표)이라는 평가처럼 그의 지지율의 토대는 그리 견고하지 않다. '윤석열 현상'은 반문세력의 정치 변화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속에 존재하는 그림자이며 반짝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지지율이 실제 대선까지 이어져 '대통령 윤석열'을 탄생시킬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아보이지 않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반문이 최대 결집하면 25~30% 수준이다. 국가 운영 비전과 정치력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낮다"라고 설명했다.
윤 총장의 리더십이 '시대정신'과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최 평론가는 "윤 총장은 올드한 타입의 보수형 리더십을 보이는데 우리 정치는 혁신 경영가를 원한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윤 총장이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고 자기변신을 꾀한다면 '윤석열 현상'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신율 교수는 "국민의힘은 윤 총장을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정치를 하려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말하는 야권개편 속에서 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최 평론가는 "의외의 사람이 의외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도 정치다. 정치에 때묻지 않은 신선한 사람이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윤 총장이 욕망이 생긴다면 거기에 맞는 노력을 해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박성민 대표는 "윤 총장이 정치할 생각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민주당 후보가 될 가능성도 남아있고 제3정당으로 나갈 수 있지만, 제3정당 후보는 한번도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충청대망론'이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충청지역에서 윤 총장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충청 대망론에 대한 갈망과 함께 그를 같은 뿌리로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총장은 서울 출신이지만 그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는 충남 공주 출신이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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