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갈등 남북전쟁 직전과 비슷…2차내전으로 치닫나"

이원영

lwy@kpinews.kr | 2020-11-09 11:27:55

미 연구진 정치스트레스·국가취약 지수 '위험한 수준'
"경제 나누고 예산으로 불평등 치유 사회적 합의 필요"

이번 미국 대선 과정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듯 미국 사회는 극도의 빈부격차와 정치적 양극화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1860년 남북전쟁 직전 수준으로 급격하게 치솟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진화인류학자인 코네티컷 대학 피터 터친 교수와 조지 메이슨 대학 사회학자 잭 골드스타인 교수는 최근 미국 버즈피드뉴스에 터친 교수가 개발한 '정치스트레스 지수(PSI: Political Stress Indicator)'를 제시하면서 미국의 PSI지수가 남북전쟁 전 40년과 1980~2020년 40년간에 유사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회 갈등이 전쟁 직전과 비슷할 정도로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북전쟁 직전 40년(그래프 위)과 최근 40년간 미국의 정치스트레스 지수(PSI)가 비슷하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그래프. [버즈피드뉴스] 

PSI는 임금 정체, 국가부채, 엘리트 계층의 경쟁, 정부에 대한 불신, 도시화, 연령구조 등의 지표를 활용해 이를 지수화한 것이다.

터친과 골드스타인 교수는 "PSI는 사회적 불평등이 어떻게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설명해준다"며 "경제적 이득을 독점하고 사회 계층이동을 어렵게 하며, 조세에 저항하는 엘리트 계층이 정치적 불안정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분석했다.

터친 교수는 이미 10년 전 미국의 정치적 불안정이 2020년 전후에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그는 "지금 미국에서 실질임금은 정체되거나 줄어들었고, 빈부격차는 점점 벌어지며, 고학력 젊은이들이 과잉 배출되고 있으며, 국가부채는 폭발 수준"이라면서 "역사적으로 이러한 조짐들은 정치적 불안정을 나타내는 핵심적 징후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터친 교수는 사회적 불안정성이 증가하고 있는 증거로 지난 10년간 정치적인 시위와 폭력사태가 눈에 띄게 늘어난 점을 지적했다.

골드스타인 교수도 현재의 미국 상황을 심각하게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가장 암울한 역사를 1860년 남북전쟁으로 꼽으며 이를 '1차 내전'이라고 규정하면서 "지금 우리는 2차 내전으로 가는 길목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골드스타인 교수는 "지금 미국의 사회 문제들을 휘발유라고 한다면 트럼프라는 인물이 여기에 성냥불을 던지고 있는 형국"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사회분열에 일조했음을 비판했다.

버즈피드뉴스는 미국에 경고음을 알리는 것은 PSI만이 아니라며 국가취약지수(FSI: Fragile States Index)도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15년간 미국의 국가취약지수(FSI·빨간색)가 2005년부터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그래프. [버즈피드뉴스] 

FSI는 워싱턴D.C.의 비영리기관인 평화기금이 개발한 지수로 경제문제, 난민유입, 인권상황 등을 고려해 국가가 어느 정도로 폭력과 불안정성에 처해 있는가를 보여주는 수치다. FSI가 높아질수록 사회의 응집도(cohesiveness)는 약해져 깨지기 쉬운(fragile) 상태가 된다.

테러, 조직범죄, 엘리트계층의 분파주의, 사회적 균열, 정치적 양극화, 당파적인 언론 등으로 FSI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화기금의 나탈리 피어츠 매니저는 "미국의 FSI는 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178개국 중 149위로 일견 건강하게 보이지만 지난 10년간 매우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평화기금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FSI는 2005년 G7국가 중에서 두번째로 건전했지만 2019년에는 가장 나쁜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미국의 위기 상황에 대해 골드스타인과 터친 교수는 "지금 우리에게는 극심한 양극화를 끝내고 경제 성장의 과실을 나누고, 공공보건과 교육, 인프라 구축에 예산을 늘리는 새로운 사회적 계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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