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부모 카드로 하룻밤 새 BJ에게 1780여만 원 보내

김지원

kjw@kpinews.kr | 2020-11-03 20:57:36

초등생이 엄마폰으로 1억3000만 원 결제한 사례도
자발적 환불 외 돌려받을 방법 없어…제도적 보완 절실

중학생이 부모 카드로 방송 진행자(BJ)에게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보내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미성년자들이 부모의 동의없이 거액을 송금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통제장치가 없고 환불을 받을 방법이 없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Pixabay 제공]

충남 보령에 거주하는 A 씨는 지난 2일 카드 결제 내역을 보고 황당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일 오후 9시 40분부터 다음날 오전 2시 30분까지 5시간 동안 60차례에 걸쳐 총 1780여만 원이 결제돼있었기 때문이다.

한 라이브 방송 플랫폼에 A 씨 명의로 접속한 중학생 딸이 그의 카드로 BJ에게 후원금을 1780만 원이나 보낸 것이다.

A 씨 딸은 후원을 할수록 BJ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며 관심을 보이자 잇따라 결제를 했다.

A 씨는 경찰에 바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결제 과정에서 강요 등 불법 사항이 없었기 때문에 사건을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경찰이 A 씨를 위해 해당 플랫폼과 BJ에게 연락해 환불 절차를 알아봤지만, BJ가 자발적으로 환불을 해줘야만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만 돌아왔다.

카드사에도 항의해봤지만, 남이 아닌 가족이 카드를 대신 사용한 것이라 결제 취소가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이 전부였다. 

A 씨는 미성년자들이 부모 명의로 거액을 결제하는 동안 별다른 통제 장치가 없었다는 게 아쉽다고 토로했다.

그는 "BJ가 자발적으로 돈을 돌려줄지 모르겠다"라며 "당장 다음 달에 카드값 1780여만 원을 갚아야 하는데 너무 막막하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후원금액 상한선이 있었거나, 평소와 달리 늦은 시간 반복적으로 결제가 될 때 카드사에서 명의자에게 한 번이라도 확인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제도적으로 보완해 이런 피해가 다시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8월 서울 은평구에 사는 B 씨 역시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B 씨의 초등학생 딸은 온라인 스트리밍 앱에 접속해 9일 동안 여러 방송 진행자들에게 후원금을 보냈다. 총 결제금액은 1억3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B 씨의 딸은 시각장애와 뇌병변장애를 가진 어머니 C 씨의 휴대폰으로 앱을 이용했다. C 씨의 휴대폰과 연동돼있던 C 씨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갔다. 이 돈은 지난달 전셋집 이사를 위해 모아둔 보증금이었다.

비슷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환불을 요구할 법규 자체가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제도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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