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아웃팅에 해고까지…중국 동성애자 분노의 소송전

조채원

ccw@kpinews.kr | 2020-11-03 17:23:27

중국의 한 전직 승무원이 자신이 다니던 항공사와 법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 회사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징계하고 해고했다는 이유다. 

중국의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전 항공사 직원 A 씨는 계약이 만료된 지난 4월 12일 회사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그리고 A 씨는 사측이 자신과의 재계약을 거절한 이유가 자신의 성적 취향 때문이며, 이는 부당한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이러한 주장을 하는 이유는 지난해 벌어진 '사건' 때문이다. 그가 다른 남성과 키스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누군가에 의해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것이다. 동성애자임을 회사에 알린 적이 없었던 그는 의도치 않게 '아웃팅'을 당한 셈이다. 그 후 그는 2019년 10월부터 2020년 4월까지, 회사로부터 정확한 이유를 통보받지 못한 채 정직과 감봉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종국에는 회사와의 재계약도 거절당했다.

▲ 항공사 측은 성적 취향 때문에 A 씨를 정직 처분한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논란이 기내 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보직을 변경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진은 중국 항공사 남성 승무원 관련 사진으로 해당 기사와는 관련 없음. [셔터스톡]

A 씨는 자신의 '성적 취향'이 해고사유가 됐다며, 사측에 6개월치 급여를 포함 8만4000위안(1423만 원)의 보상금을 청구했다. 해당 영상을 유포한 사람에 대해서는 별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항공사는 그의 성적 취향 때문에 정직 처분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해당영상으로 인한 논란이 기내 안전을 위협할 우려가 있어 다른 부서로 전출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상반기에는 대부분의 승무원들이 일을 하지 못했다고도 밝혔다. 

중국 회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직원을 고용할 때 1년씩 2차례 계약한 후 종신고용여부를 결정한다. 중국 노동법에 따르면, 특정한 사유나 업무상 중대한 과실이 없는 이상 사측은 근로자와의 계약을 해지할 수 없으며 두 번째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는 반드시 종신고용을 해야한다. 사측이 재계약을 거절하거나 해고가 가능한 사유는 질병을 앓거나 형사처벌을 받는 등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이다.

그렇다면 중국에서는 동성애가 불법 혹은 질병으로 규정돼있을까. 한때는 그런 적이 있었다. 그러나 1997년 이후 중국에서 동성애자는 더 이상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며, 2001년에는 공식적인 '정신질환' 목록에서도 제외됐다. 그럼에도 오랜 유교적 전통 탓에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에 대해 관용적인 분위기는 아니다. 

그만큼 해고된 동성애자가 송사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 사례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에는 산둥(山东)성 칭다오(青岛)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던 10년차 교사 밍줴(가명)의 사례가 국내외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자신이 참가한 성소수자(LGBT) 행사에 관련된 소식을 자신의 위챗에 공유했다가 한 학부모에 의해 동성애자임이 알려져 학교에서 해고당했다.

▲ 밍 씨가 "나는 아이들에게 정직하라고 가르쳤기 때문에 나 또한 거짓을 말할 수 없다. 나는 동성애자다"라는 내용을 팻말을 들고 있다. [웨이보 캡처]

당시 학원 측은 밍 씨의 성적 취향이 해고사유가 된 것은 아니라, 그가 학부모들의 반발을 이기지 못해 자발적으로 퇴사한 것임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학교 측의 강요에 못 이겨 사직서를 쓸 수 밖에 없었다며 칭다오 시 노동 분쟁 중재 재판소에 부당해고 신청서를 냈다. 

그해 12월 중재위원회는 해당 교사에게 6개월치 임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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