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통제, 시장 안정 아닌 '로또 청약' 부추겨
김이현
kyh@kpinews.kr | 2020-10-19 11:18:07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제도가 도입 취지와 달리 수분양자에게 막대한 시세 차익을 안겨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로또 아파트' 양산으로 청약 시장의 과열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의 고분양가 심사로 인해 분양가를 인하했던 219개 단지 중 준공된 8곳의 시세를 조사한 결과, 8곳 모두 분양가 대비 2배가량의 가격 상승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보라매 SK 뷰'의 경우 2017년 5월 당시 3.3㎡당 분양가는 1946만 원이었는데 현재 시세는 4171만 원으로 2.1배 상승했다. 가장 적게 상승한 서초구 '방배 아트자이'도 3.3㎡당 3798만 원에서 6007만 원으로 1.6배 올랐다.
정부는 주택시장 과열에 따른 고분양가 확산 차단과 HUG의 보증리스크 관리를 위해 2016년 8월 강남·서초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19개 단지의 분양가를 관리해왔다.
현행법상 선분양을 위해서는 분양보증이 필수적인데, 그동안 이 분양보증을 HUG가 독점해오며 HUG의 분양보증서 발급 과정에서 사실상 분양가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분양가 통제로 인해 무주택 서민이 저렴하게 분양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당첨만 되면 몇억 원의 시세 차익이 보장된다. 이에 수많은 청약통장이 몰리며 시장이 과열되고, 주변 단지 시세까지 상승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김 의원은 "과거 금융위기 당시 고분양된 아파트의 미분양으로 인해 HUG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분양보증으로 2조3600억여 원을 대위변제한 경험이 있다"며 "HUG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대책이 로또 청약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7월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서울 25개 구 중 18개 구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는데, 이 또한 로또 청약 우려가 있다"며 "청약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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