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성 시인이 자신의 SNS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잠적했다. 그는 2016년 10월 여성 습작생 성폭력 의혹을 받았으나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고 오랜 시간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해왔다.
▲ 박진성 시인. [뉴시스]
15일 경찰에 따르면 대전 동부경찰서는 전날 밤 "박 시인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라는 112 신고를 접수하고 박 시인의 행적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오전 현재까지 박 시인의 소재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인은 전날 자신의 SNS 계정에 "저는, 제가 점 찍어 둔 방식으로 아무에게도 해가 끼치지 않게 조용히 삶을 마감하겠다"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2016년 그 사건 이후 '성폭력 의혹'이라는 거대한 그림자를 끌고 다니는 것 같다. 매년 10월만 되면 정수리부터 장기를 관통해서 발바닥까지 온갖 통증이 저의 신체를 핥는 느낌, 정말 지겹고 고통스럽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어떤 의혹과 의심과 불신 만으로 한 사람이 20년 가까이 했던 일을 못 하게 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아무에게도 해가 끼치지 않게 조용히 삶을 마감하겠다. 다음 세상에서는 저의 시집 '식물의 밤'이 부당하게 감옥에 갇히는 일이 없었으면, 다음 세상에서는 저의 시집 계약이 부당하게, '단지 의혹만으로' 파기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적었다.
이후 박 시인의 휴대전화는 전원이 꺼진 상태로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박 시인은 2016년 잘못된 미투 이후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정정 보도 신청, 소송 등 여러 노력을 쏟아 왔다. 특히 거짓 미투 관련 보도를 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잇따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최근 승소 판결을 받기도 했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여성청소년팀을 중심으로 박 시인 가족 등을 접촉하며 추적 수사하고 있다.
앞서 박 시인은 2017년과 2018년에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으나 경찰에 의해 무사한 것이 확인된 적이 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