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입증할 수 없는 낙태죄 규정 무엇 위해 부활시켰나"

김지원

kjw@kpinews.kr | 2020-10-14 15:38:47

페북 통해 "14주 정확하게 어떻게 구분 짓나" 주장
현행 낙태죄를 유지하면서 임신 14주까지 임신중단 행위를 처벌하지 않는 정부 형법 개정안에 대해 '사실상 낙태죄가 부활했다'라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인 서지현 검사가 "입증할 수 없는 '낙태죄' 규정을 도대체 무엇을 위해 부활시킨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 한국 사회 미투 운동의 물꼬를 튼 서지현 검사가 2019년 3월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국여성단체연합 '미투,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제35회 한국여성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서 검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4주(24주)면 처벌 안 받고, 14주 1일(24주 1일)이면 처벌받는다는데, 1일 차이 정확히 입증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 검사는 "범죄 '구성요건'이란 말 그대로 범죄를 '구성'하는 '요건'"이라면서 "예를 들면, '형법제250조제1항(살인)'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한다' 여기서 구성요건은 '사람'과 '살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과 살해) 각 구성요건이 입증돼야 처벌 가능하다"며 "대상이 '사람'이라는 것과 행위가 '살해'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 검사는 논란의 중심이 된 정부의 이번 낙태죄 개정안을 언급하며 "임신 '14주 초과'나 '24주 초과'는 낙태죄로 처벌하기 위해 입증할 '(구성)요건'이 된다"라며 "그럼 14주, 24주 초과가 '입증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임신 몇 주인가'는 '여성이 진술하는 마지막 생리일'을 기준으로 한다"라며 "그러나 생리일을 정확히 아는 여성은 50% 정도 뿐이고 마지막 생리일을 모르거나, 안다 해도 묵비하거나 허위 진술하면 입증이 가능한가"라고 이번 낙태죄 개정안의 문제를 지적했다.

▲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관계자들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분수대 앞에서 모자보건법 개정안 입법예고안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낙태죄를 형법에서 완전 삭제하고 성과 재생산 권리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끝으로 서 검사는 "입증할 수 없는 '낙태죄' 규정을 도대체 무엇을 위해 부활시킨 것인가"라며 "또 금과옥조로 모시는 해외 입법례는 12주, 14주, 22주, 24주 등 매우 다양하고, '태아의 독자적 생존 가능 시점'은 의료 기술, 접근성, 자가용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률적으로 '14주', '24주'로 규정한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정부가 지난 7일 입법 예고한 낙태죄 관련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에 따르면, 임신 14주 이내의 경우 임신한 여성의 의사에 따라 낙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만 15~24주 내에선 사회·경제적 사유 등이 있는 경우에 인공 임신중절이 가능하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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