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지원한 시험, 부모가 채점…서울대, 고려대서 불공정 학종 무더기 적발

권라영

ryk@kpinews.kr | 2020-10-13 17:15:31

부모 직업 기재한 자기소개서도 '문제없음' 처리해
유은혜 "문제점 재발 않도록 무관용 원칙으로 관리"

국내 주요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자기소개서에 부모 직업을 기재한 학생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거나, 자녀가 응시한 시험에 부모를 채점위원 또는 시험감독으로 위촉하는 등 불공정 사례가 발각됐다.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3일 '제17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교육부는 13일 제17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개최하고 학종 실태조사 후속 특정감사 결과를 논의했다.

지난해 11월 13일부터 12월 6일까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감사에서는 일부 대학들의 학종 평가과정에서 불공정 사례들이 확인됐다.

교육부는 중징계 7명, 경징계 13명 등 108명에게 신분상 조치를 했으며, 기관경고 등 행정상 조치 5건, 별도조치 3건을 내렸다.

중징계 사례를 살펴보면 교사추천서나 자기소개서에 기재금지사항을 적은 응시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은 경우, 서류평가에서 교차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교사추천서 유사도가 위험수준임에도 별다른 절차 없이 넘어간 경우 등이 있었다.

건국대에서는 2018학년도 수시 'KU학교추천전형'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로부터 지원자 98명의 교사추천서 유사도가 '의심수준(80명) 및 위험수준(18명)'이라는 결과를 통보받고도 이를 심의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

성균관대에서도 2019학년도 학종에서 교사추천서 유사도가 '의심 또는 위험수준'인 439명에 대해 교사의 소명절차 없이 서류평가를 진행했다.

이 학교는 2019학년도 학종 서류검증위원회에서 자기소개서 또는 교사추천서에 '부모 등 친인척 직업'을 기재한 82명 중 45명을 '불합격' 처리한 반면, 37명은 '문제없음' 처리했다. 이 가운데 4명이 최종 등록한 것으로 확인돼 탈락자 구제방안을 마련하라는 통보가 내려졌다.

성균관대는 또 2018~2019년도에 2명이 교차 평가해야 하는 학종 서류전형에서 검정고시 및 해외·국제고 출신 수험생 총 1107명에 대해 평가자 1명이 점수를 2번 부여한 사례도 있었다. 이 평가자는 226명에게 동일점수를, 881명에게는 다른 점수를 부여했다.

이 밖에 자녀가 지원한 시험에 부모를 채점위원 또는 시험감독으로 위촉한 사례도 있었다. 서강대에서는 교수 자녀가 2016학년도 논술전형에 지원했음에도 해당 교수를 같은 과 채점위원으로 위촉했다. 자녀는 결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균관대에서는 2016학년도 논술우수전형에 교직원 4명의 자녀가 지원한 사실을 알고도 해당 교직원을 시험 감독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자녀는 모두 불합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려대에서는 2019학년도 수시전형에서 친인척 지원을 사유로 회피신청한 교수 9명에 대해 입학본부에서 허가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회피신청자가 입학전형에 참여했다. 다만 친인척이 지원한 계열에 참여한 경우는 없었다. 이 세 사례는 모두 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입전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해서 추진해 왔다"면서 "이번 감사 및 현장점검 결과 드러난 문제점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관리·감독하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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