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의원 머쓱하게 하는 야무진 초선의원들

남궁소정

ngsj@kpinews.kr | 2020-10-13 15:01:45

여의도 입성 5개월…'할 말 하는' 2030 초선 활약
삼성저격 등 존재감 뽐낸 류호정·전용기·용혜인 등
반말·윽박·헐뜯기 '구태모드' 유지 중진에 반면교사

'국회 제집처럼 드나든 삼성 임원', 'BTS 병역특례', '3억 대주주'

이번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 초반을 뜨겁게 달군 이슈들이다. 13일 국정감사가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국감 초기 상임위원회마다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난항을 겪으면서 여야의 고성과 막말 등 '국감 구태'가 반복될 듯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철저한 자료 준비와 탄탄한 논리력 등으로 국감 풍경을 바꾸고 있는 2030세대 초선 의원들이 있다. 이들은 휘발성 강한 '한 방'보다 폭넓고 깊이 있는 정책 제안과 입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정의당 류호정(28)·더불어민주당 전용기(29)·기본소득당 용혜인(30) 같은 이들이다.

▲ 정의당 류호정 의원(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공동취재사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속인 류호정 의원은 지난 7일 삼성전자 임원이 언론사 기자 출입증으로 국회를 드나든 것을 폭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류 의원은 "삼성전자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 사실 확인을 위해 주은기 부사장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하니 삼성전자의 간부 한 사람이 매일같이 왔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류 의원의 폭로는 매년 국감 때마다 벌어지는 기업 총수나 임직원의 증인 채택을 저지하기 위한 로비 관행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정치권 안팎에선 응원과 격려가 쇄도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잘하고 있다"라고 했다. 류 의원은 이어진 국감에서 탄탄한 근거자료 등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의혹을 집요하게 캤다.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전용기 의원은 '법안 발의'가 꽃을 피운 사례다. 전 의원은 지난달 3일 대중문화예술 분야의 우수자에 대하여 징집·소집의 연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후 'BTS 병역 특례' 논의가 불붙었고, 지난 7일 국감에서 전 의원은 박양우 문체부 장관에게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특례에 대한 의사를 물었다.

당시 박 장관은 "병역 상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병무청은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병역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병무청은 전 의원이 발의한 병역법 개정안을 긍정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또래인 젊은 예술인의 병역에 대한 이슈 등을 미리 캐치해 입법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 적중한 셈이다.

용혜인 의원은 적극적으로 '소수 의견'을 내고 있다. 기획재정위 소속인 용 의원은 주식 양도세 관련 '대주주 기준'을 예정대로 10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낮추는 것에 대해 여야가 일제히 비판한 가운데, 유일하게 찬성 의견을 냈다. 과세 대상이 많지 않고, 조세 형평성을 흔들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각종 자료로 뒷받침했다.

용 의원은 국세청의 과도한 의전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직원이 의원이 지나가면 벌떡 일어나 인사를 하는데 너무 과하다"며 "과한 의전 없이 효율적으로 국감을 진행할 방안을 고민해보자"고 말했다. 앞서 용 의원은 국감 포부로 "'한 방'보다는 평소에 잘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며 "정부 정책 기조를 짚으며 개선점을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과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회 후 언쟁을 벌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런 가운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구태 국감'은 여지 없이 재연됐다. 12일 법제사법위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의혹을 두고 여야 의원들은 고성 섞인 설전을 벌였다. 특히 3선 중진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초선 김남국 의원과 '반말' 여부를 두고 충돌했다.

장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김 의원은 발언 도중) 끼어든 거 사과 좀 하라고!"라고 했고, 이에 김 의원은 "반말하지 마시라고요!"라고 맞받아쳤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장 의원을 향해 "제가 질의권을 얻었으니 좀 조용히 좀 해달라"라며 "아니 어떻게 마이크 잡은 사람보다 목소리가 더 큰가"라고 비아냥댔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추 장관을 향해 "얼마나 강심장을 가지고 뻔뻔한 얼굴을 갖고 있습니까"라며 "(제 말을) 들어보세요"라고 큰소리쳤다. 김진애 의원은 "법사위가 신상털이, 흠집내기로 점철될 거라 상상 못했다"라고 했다. 

지난 7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장에서도 막말이 등장했다.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 박성중 의원은 공공 와이파이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정부·여당을 비판하며 "상당히 '또라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또 민주당 우상호 의원을 향해 반말 섞인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에 우 의원이 "왜 반말 하냐"라며 맞받아치며 설전이 이어졌다.

패기와 꼼꼼한 자료수집, 논리로 국감에 임하는 90년대생 초선의원들, 여전히 호통치고 막말하는 '꼰대' 의원들. 명징하게 대비를 이루는 21대 국회 첫 국감 풍경이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