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준 방송저작권료 8억원…20억원 송금 대기중
김당
dangk@kpinews.kr | 2020-10-13 11:02:03
KBS 등 국내방송사만 3천만원씩 北에 저작권료 지급…北, 한푼도 안내
조명희 의원측 "금액 작지만 '상호주의 무시'와 '이해충돌 위반'이 문제"
방송저작권을 명목으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북한에 지급한 금액은 7억9217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과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을 계기로 대북송금과 교역을 중단한 5.24조치가 시행된 이후 대북 송금을 위해 대기 중인 금액은 20억9243만 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조명희 의원(비례대표, 국민의힘)은 13일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사장 임종석, 경문협)이 북한의 출판·영상물을 사용한 대가로 방송사들로부터 받아 북한에 건넨 돈이 △2005년 2억4000만 원 △2006년 2억3786만 원 △2007년 2억3197만 원 △2008년 8232만 원 등 총 7억9217만 원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북송금이 금지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서울동부지법에 공탁된 액수는 △2009년 2265만 원(2019년 회수) △2010년 2억789만 원 △2011년 1억707만 원 △2012년 1억6990만 원 △2013년 1억8432만 원 △2014년 2억1033만 원 △2015년 1억7508만 원 △2016년 1억8454만 원 △2017년 1억9763만 원 △2018년 1억9252만 원 △2019년 2억501만 원(2009년분 재공탁 포함) △2020년 2억3469만 원(2010년분 재공탁 포함)으로 총 20억9243만 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지급된 저작권료와 법원의 공탁금을 합산하면 28억8460만 원 규모이다.
그간 KBS, MBC 등 국내 방송사는 북한에서 제작한 영상물을 사용한 대가로 매년 3000만 원가량을 경문협 산하 '남북저작권센터'에 지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방송사들이 북한에서 제작한 영상물을 사용한 대가로 북한에 송금한 금액과 송금 대기 중인 법원 공탁금 규모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의원실 입수 자료에 따르면 남북 간 저작권 협약 체결 직후 경문협(남북저작권센터)은 2008년 초까지 약 7억9000만 원을 거뒀다. 이를 달러로 환전해 통일부의 승인을 받고는 북한으로 보냈다.
하지만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가 피살된 이후 시작된 대북제재로 경문협은 저작권료 송금이 금지되자 2009년 5월부터 총 20억9243만 원에 이르는 돈을 법원에 공탁해왔다.
그런데 2009년 공탁금에 대한 기간 만료가 다가오자 2019년 4월 2265만 원(2009년분)을 회수한 뒤 다시 공탁하는 방식을 택했다. 2010년분 공탁금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대해 조 의원 측은 "경문협이 공탁금 채권 시효(10년)에 걸리지 않기 위해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10년 전에 법원에 공탁한 돈을 회수했다가 재공탁하는 꼼수까지 부렸다"고 지적했다. 공탁금은 청구권자가 돈을 가져갈 수 있는 날로부터 10년 동안 찾아가지 않으면 국고로 귀속되기 때문이다.
이미 지급된 저작권료와 법원 공탁금을 합산하면 28억8460만 원 규모. 30억 원에 못미치는 저작권료는 남북 교역 규모에 견주어 큰 금액은 아니다.
조명희 의원 측이 문제 삼는 것은 '상호주의 무시'와 '이해충돌 위반'의 두 가지.
북한은 한국에 저작권료를 한 푼도 낸 적이 없는데, 우리만 북한에 거의 8억 원을 전달했고, 앞으로 전달할 20억 원을 공탁하고 있다는 것은 상호주의 위반이라는 것이다.
조 의원 측은 특히 첫해인 2005년의 경우 저작권 협약이 12월 31일에 체결됐음에도 그해 분으로 2억4000만 원을 송금한 것에 대해 "2005년 이전에 사용한 북한 영상·출판물 저작권료를 2005년도분에 소급 적용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으로 보낼 20억의 공탁금을 손에 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금은 대통령 안보특보 자격으로 대북정책에 관여한 것은 명백한 이해충돌"이라는 지적이다.
경문협은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청와대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남북 민간교류 협력을 명목으로 2004년 1월 세운 법인이다.
현재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인 송영길 의원, 우상호 의원과 2018년부터 해외 도피 중인 옵티머스자산운용 설립자 이혁진 전 대표 등이 각각 부이사장, 등기이사, 이사로 재단 설립에 참여했다.
경문협은 2005년 12월 31일 금강산에서 북한 내각 산하 저작권사무국과 협약을 맺고 국내 방송사가 사용하는 북한 조선중앙TV의 영상 등 북한에서 만든 출판·방송물의 국내 저작권을 위임받았다. 이후 2006년 경문협은 저작권료를 수금하기 위해 '남북저작권센터'를 신설했다.
임종석 이사장과 한양대 동문인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남북저작권센터' 초대 대표를 지냈다. 신 비서관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문화국장 출신이다.
한편, 지난 7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한 국군포로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법률대리인 측은 경문협이 북한에 보내기 위해 법원에 공탁한 돈을 압류해 국군포로 손해배상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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