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두 번 감사하고도 감감소식…금감원, HDC현산 '수상한 거래' 덮었나 못봤나
박일경
ek.park@kpinews.kr | 2020-10-13 10:48:49
과태료 부과 임박했다지만 HDC현산 관련인지는 알 수 없어
여의도 증권가에서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이상한 자금운용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금융권 고위 인사 A는 "도저히 말도 안 되는 거래가 이어져 현산 자금은 꾀주머니라는 말이 돈지 오래"라고 했다.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는 꾀주머니라는 말"이다.
금융감독당국이 이를 몰랐을까. 그렇진 않았던 것 같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산과 증권사 사이에 짬짜미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현산과 '수상한 거래'를 한 Y증권 특별검사에 참여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감감소식이다. 지난해 일반검사, 특별검사 두 차례나 Y증권을 감사하고도 금감원이 Y증권을 제재했다는 얘기는 지금껏 들리지 않는다. A는 "알고도 덮었거나 부실 감사를 했거나 둘 중 하나"라고 했다. "배임·횡령이 될 수 있는 짬짜미 거래가 뻔히 보이는데도 손도 대지 못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A는 "PF(프로젝트 파이낸스)구조를 조금만 이해하고 있어도 금방 잡아낼 수 있는 비리임에도 눈치를 못챘다면 업무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Y증권 종합검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 있다. 무언가 위법·위규 사항을 적발한 것 같기는 하다. 금감원은 Y증권에 대해 최근 과태료 부과 처분안을 금융위원회에 보고했다. 해당 제재안은 현재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심의까지 마친 상태다.
이 제재안이 현산과 Y증권의 수상한 거래에 대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 공시를 앞둔 상황에서 구체적인 확인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재 수위 결정을 위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금융위 과태료 의결 절차만 남아 있다. 조만간 재제 내용을 공시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산과 Y증권의 수상한 거래는 작년 2월 속초 숙박시설 신축공사 PF대출을 위해 Y증권이 SPC(특수목적법인)를 만들어 후순위 채권을 발행하고 현산이 이 채권 160억 원 어치를 산 거래를 말한다. Y증권은 아무런 신용공여도 없이 채권 매각대금의 19%인 30억 원을 주선 수수료로 챙겼다. 반면 현산은 이 위험한 자산에 투자하면서도 연5.5%라는 낮은 금리를 감수했다.
A는 "그렇게 돈을 빼줄 룸(여유)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애초 매수자를 정해놓은 '통정거래'로, Y증권이 손쉽게 챙긴 30억 원 중 상당액이 성과급으로 지급된 뒤 이 돈이 다시 현산으로 흘러들어갔을 것이라는 게 A의 추론이다. 이런 흐름이 현산 비자금 조성 통로라는 것이다.
KPI뉴스 / 박일경·양동훈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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