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상온 노출된 독감 백신 안전성 문제 없다"

권라영

ryk@kpinews.kr | 2020-10-06 18:30:44

영하 노출, 야외 상하차 등 48만 도스는 수거…국가예방접종 지원 사업 12일께 재개

상온 노출 사고가 발생했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정부조달물량의 안전성 시험 결과 모두 품질이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영상 0도 미만이나 야외 상하차 등 특정 상황에 놓였던 물량을 수거하기로 했다.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6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상온 노출 의심 인플루엔자 백신 품질검사 및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6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배송·운송 과정에서 노출된 정도와 시간을 고려할 때 백신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질병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지방자치단체는 합동으로 백신의 보관, 권역별 배분, 운송과정에서 콜드체인 유지 여부를 조사했다.

백신 보관과정에서는 적정온도인 2~8℃가 유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권역별 배분과정에서는 호남지역으로 이동한 일부 11t 차량이 야외주차장 바닥에 백신을 내려두고 1t 차량으로 배분한 사실이 확인됐다.

각 차량의 자동온도장치에 기록된 온도기록지를 검토한 결과 해당 기간 1t과 11t 차량의 총 운송횟수는 391회였으며, 이 가운데 잠시라도 적정온도를 벗어난 운송횟수는 196회였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기준을 벗어난 운송시간의 평균은 88분이며, 최고온도 평균은 11t 트럭의 14.4℃, 1t 트럭의 11.8℃이고, 최저온도 평균은 11t 차량의 1.1℃, 1t 차량의 0.8℃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차량은 운송 중에 0℃ 미만으로 내려간 사례도 확인됐다. 또한 기준을 벗어난 운송시간은 11t과 1t 차량의 기록을 합산했을 때 약 88%였으며, 대부분이 3시간 이내였으나 1t 차량 1건은 800분간 적정온도를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 무료 예방 접종 계획을 일시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성동구보건소 예방접종실 입구에 부착돼 있다. [뉴시스]

김 국장은 "제보 내용을 근거로 상온 노출 의심 제품 등에 대해 5개 지역에서 2개 품목, 750도스를 수거해 국가출하승인 시 실시하는 전 항목을 검사했으며, 그 결과는 무균시험을 포함하여 전 항목 적합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추가로 콜드체인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품질 변화가 우려되는 제품에 대해 9개 지역에서 3개 품목, 1350도스를 수거해서 검사했다"면서 "검사 결과 시험 항목 모두 적합했으며, 다만 이 검사에서는 열이나 온도에 의해서 품질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무균시험은 생략했다"고 덧붙였다.

안전성 시험에 대해서는 "식약처, 제조사, 한국의약품시험연구원이 단독 또는 교차시험을 실시했다"면서 "각 기관의 시험 결과를 식약처가 종합 검토한 결과 8개 품목 모두 25℃, 24시간 조건에서 품질이 유지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질병청과 식약처는 이를 토대로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백신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전문가 검토 과정에서 인플루엔자 백신은 상온에서는 굉장히 안정적이지만 동결될 경우에는 효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성백린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는 "동결했다가 다시 녹일 경우에는 백신이 뿌연 침전물 형태로 된 경우가 왕왕 있다"면서 "그럴 경우 주사할 때 주사기가 막힌다든지 하는 실제적인 접종현장에서 문제점이 발생이 될 수가 있다"고 부연했다.

정 청장은 "0℃ 미만으로 조금이라도 온도가 내려간 백신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 수거 조치하는 것으로 의견을 주셨다"면서 "해당하는 물량은 27만 도스"라고 말했다.

여기에 호남 일부 지역에서 야외 상하차 작업이 이뤄진 백신 17만 도스, 적정온도 이탈시간이 비정상적으로 길게 배송된 물량 2000도스, 냉동차량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운송된 물량 3만 도스 등 총 48만 도스를 수거할 계획이다.

정 청장은 "수거대상에 들어간 백신에 저희가 품질검사를 이미 시행해서 적합을 받은 제품들도 포함돼 있는 상황"이라면서 "효력이 일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면 그런 위험성조차도 제거를 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수거하게 됐다"고 말했다.

▲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서부지부에서 시민들이 독감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문재원 기자]

정부조달물량 접종 사례는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16개 시·도 3045건이며, 이 가운데 수거대상물량 접종 사례는 7개 지역 554건으로 확인됐다.

정 청장은 "수거대상물량 접종자는 지속적으로 파악해 조사하고, 또 향후에 어떻게 조치를 할지 재접종의 필요성 등을 포함해서 예방접종 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서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 사업은 오는 12일께 재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세부일정은 예방접종 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발표한다.

정 청장은 "백신 관리에 문제가 발생하고, 또 국가예방접종 일정이 지연되게 된 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송구하다"면서 "과학적인 검증절차를 거쳐서 접종이 재개되는 만큼 이 물량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갖지 마시고 예방접종을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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