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들, 청와대 규탄에도 '공무원 사살' 사건에 침묵
김광호
khk@kpinews.kr | 2020-09-25 09:56:33
'박왕자씨 피격' 땐 다음날 담화 발표…입장표명 고심 중인듯
북한이 서해상에서 남측 공무원을 사살한 뒤 불태운 사건에 대해 25일까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대외선전매체 등 북한 매체에서는 이날 남측에서 공무원을 사살한 사건에 대한 언급 없이 "방역 부문이야 말로 인민 보위"라며 방역만 강조했다.
전날 우리 군 당국과 청와대가 북한의 행위를 반인륜적인 만행이라며, 해명과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거듭 요구했지만 이에 대한 대답을 회피하는 모양새다.
노동신문은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한 방역을 거듭 강조하며 '방역 부문 일군들이 무거운 책임을 다하자'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신문은 "방역 부문이야말로 인민보위, 조국보위의 전초선이다"면서 "일군들이 최대로 각성 분발해 우리의 방역장벽을 더욱 철통같이 다져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기사를 통해서는 강·하천에 대한 방역 감시 강화를 언급하며 "물에 떠내려오거나 강 유역에 쌓인 물체, 오물 등을 철저히 방역학적 요구대로 처리하는데 깊은 관심을 돌리고 있다. 강·하천들에 감시 초소가 증강되고 책임적인 일군들로 감시역량이 보강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측 해상에서 사살된 남측 공무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북측의 이 같은 대응은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에서 발생했던 '故 박왕자 씨 피격 사건' 당시와는 다른 모습이다.
북한은 당시 사건 발생 다음 날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남조선 관광객이 군인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고인이 "관광 구역을 벗어나 불법적으로 울타리 밖 군사 통제구역 안까지 들어온 데 원인이 있다"며 책임을 민간인에게 돌리기도 했다.
현재 북한은 정치적 고려를 하며 입장 표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민간인에게 총격을 가했고 주검을 훼손한 점 등은 국제사회 규범으로 볼 때 명분이 취약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가 이번 사건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북한의 책임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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