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20% 축산업이 유발…육식 위주의 식습관 바꿔야"

권라영

ryk@kpinews.kr | 2020-09-24 14:59:02

기후위기비상행동, 첫 번째 기후의제 포럼 열어
"그린뉴딜에 '먹거리' 배제는 실패 작정하는 것"
이의철 "온실가스 고려한 영양기준 개정 필요"

올여름 장마와 태풍이 계속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수해를 입었다. 이를 통해 많은 국민들이 기후위기를 피부로 느끼게 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22일 기후위기 비상선언 결의안을 의결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기후위기비상행동은 23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후가 보내는 SOS: 식단의 전환이 시급하다'라는 주제로 첫 번째 기후의제 포럼을 열었다.

▲ 조길예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상임대표(전남대학교 명예교수)가 23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주최한 '기후가 보내는 SOS: 식단의 전환이 시급하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라영 기자]

이날 기조발제에 나선 조길예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상임대표(전남대학교 명예교수)는 먼저 쿠웨이트의 이상고온현상, 영구동토층 해빙, 대형 산불 등 사례를 소개하면서 "우리에게 닥친 2020년의 낯설고 새로운 여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르코 스프링만 옥스퍼드대학교 교수 연구팀의 2016년 연구를 인용해 "식량 시스템은 전체 온실가스의 4분의 1 정도를 배출하고 그 중 축산업이 80%를 차지한다고 한다"면서 "결과적으로 20% 내외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육식의 문제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면서 지구한계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지구한계는 지구를 바람직한 상태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위험 한계를 과학적으로 수량화한 것이다.

조 대표는 지구한계를 넘어서는 네 가지 원인으로 △토지 이용의 변화 △질소와 인 과부하 △생물 다양성 손실 △온실가스 배출을 들면서 "지금처럼 먹다가는 이 모든 영역에서 다 한계를 벗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먹거리 부분을 기후위기 대응정책과 그린뉴딜에서 배제하는 것은 아예 처음부터 실패하겠다고 작정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면서 "기후위기 대응에서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 안에 먹거리 전환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국민의 인식 증진과 행동 변화를 격려하는 조치 △학교와 병원 등 공공 급식소에서 채식을 기본값으로 제공 △지속가능한 먹거리가 적절한 가격에 공급될 수 있도록 개입 △미디어와 교육을 통한 캠페인 △지구의 건강에 바람직하지 않은 식품 광고 제한 등을 촉구했다.

▲ 이의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23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주최한 '기후가 보내는 SOS: 식단의 전환이 시급하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라영 기자]

'멸종저항 영양학'이라는 주제를 꺼내든 이의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표한 '기후위기로 인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소개하면서 이 가운데 극한 기온, 공기오염, 알레르기 유발물질, 식량 안보 문제는 식단을 바꿈으로써 직접적으로 사망자를 줄일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의는 "많은 분이 식물성 식품에는 단백질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쌀뿐만 아니라 밀, 감자 등 식물성 식품을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만큼 섭취하게 되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단백질 양을 섭취할 수 있고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가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영양학 지식을 갖고 있을 필요가 있다"면서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건강문제는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암, 소화기질환, 염증성질환, 치매 등 굉장히 다양한데, 근본 원인은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말했다.

인슐린 저항성은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인슐린이 분비됐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 전문의는 "인슐린 저항성을 촉발하는 요인은 지방, 우유나 유제품 같은 동물성 단백질, 설탕, 그리고 낮은 신체활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멸종저항 영양학 확산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고려한 한국인영양섭취기준 개정이 필요하며, 기후미식 연구 및 교육을 강화하고 단체급식에서 채식 선택권 보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GMO 사료 수입을 전면적으로 중단하는, 그래서 라틴아메리카에서 넷제로(Net-zero·탄소중립)에 달성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이런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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