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는 중국·WHO 책임"…시진핑 "정치 쟁점화 거부"

김광호

khk@kpinews.kr | 2020-09-23 11:02:47

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 코로나 대응놓고 美中 충돌
트럼프 "코로나19 전세계에 퍼뜨린 건 중국…책임져라"
시진핑 "코로나 사태 정치화 중단해야…냉전 벌일 생각없다"

코로나19로 인해 유엔 총회의 각국 지도자 연설이 화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중국과 세계보건기구의 책임론을 다시 제기했다.

이에 시진핑 중국 주석은 정치 쟁점화를 거부한다며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지난 2017년 11월9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걷고 있다. [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사전 녹화한 제75차 유엔 총회 정상 화상 연설에서 작정한 듯 중국을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전 세계에 전염병을 퍼뜨린 건 중국"이라며 "책임도 져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 사태 초기에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이 없다고 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중국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WHO는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된다는 증거가 없다고 거짓 선언을 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수백만 톤의 해양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고 있고,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많이 독성 물질을 대기에 방출하고 있다"며 중국을 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사전 녹화한 영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AP 뉴시스]

반면 시진핑 주석은 이후 진행된 화상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직접 겨냥하진 않았다.

시 주석은 "지금 세계는 몇백 년 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던 대격변을 겪고 있다"면서 "갑작스런 전염병의 공격과 증세로 인해 전 세계가 엄중한 시련에 직면해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정치화하고 쟁점화하는 것은 거부돼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각국이 연대를 강화해야 하며, 정치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과 극한 갈등을 염두에 둔 듯 "중국은 세계 최대의 개발도상국으로서 평화적이고 개방적"이라며 "다른 나라와 냉전을 벌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백신을 개발하면 개도국에 우선 공급하겠다"면서 우군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미국을 향한 직접 공격은 없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한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반박한 것으로 읽힌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우리는 새로운 냉전을 피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이 지구촌을 갈라놓는 미래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외교의 슈퍼볼'로 불리는 유엔총회는 이날부터 29일까지 각국 정상이 일반토의를 통해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주제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 우리가 필요로 하는 유엔 ; 다자주의에 대한 공동의 약속 재확인-효과적인 다자주의 행동을 통한 코로나19 대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반토의 연설에 나선 것은 이번이 4번째이며, 시 주석의 연설은 2015년 총회 이후 5년 만에 이뤄졌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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