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물적분할 논란…개미군단의 착각 vs 투자자 배신

양동훈

ydh@kpinews.kr | 2020-09-18 11:17:07

개인투자자 반발…"배터리 미래성 보고 투자했는데 분사라니"
증권가 "분사·IPO로 성장성 높일 수 있어…긍정적 영향 클 것"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설립한다는 소식에 개인투자자들과 증권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물적분할과 이후 이어질 기업공개(IPO)로 인해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증권가에서는 물적분할은 기본적으로 주주가치에 영향이 없으며 IPO로 인한 지분 희석 효과보다 분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LG화학 본사 [뉴시스]


지난 15일 72만6000원에 장을 마감한 LG화학은 16일 3만9000원(5.37%) 하락하며 68만7000원을 기록했다. 17일도 4만2000원(6.11%) 하락하며 64만5000원이 됐다. 이틀만에 11.2%나 빠졌다.

18일 11시18분 현재는 전날 종가보다 2만6000원(4.03%) 오른 67만1000원에 거래되며 하락분을 일부 회복했다.

LG화학의 주가가 이틀동안 급락한 것은 주력 사업분야 중 하나인 배터리 부분을 물적분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 매도세 이어져…"배터리 미래성 보고 투자했는데 분사라니"

개인이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선 것이 주가 급락의 원인이 됐다. 16~17일 이틀 동안 개인은 LG화학 주식 135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은 67억 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이 1335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매도 물량을 흡수했다.

투자자들은 인적 분할이 아닌 물적 분할을 선택했기 때문에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적 분할을 하면 LG화학 주주들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받을 수 있지만, 물적 분할의 경우 100% 자회사로 설립되는 것이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따로 없다.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LG화학의 물적 분할로 인한 개인 투자자 피해를 막아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67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을 게시한 투자자는 "투자자 대부분은 전기차·밧데리 사업의 미래성을 보고 투자한 것인데 물적분할을 하게 되면 저희가 투자한 이유와는 전혀 다른 화학 관련주에 투자한 것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요새 기업공개(IPO)를 하면 돈이 엄청 몰리는데, IPO를 통해 (신설 자회사가) 세계 일류 기업으로 성장한다한들 개미를 등치는 것일 뿐"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증권가 "물적분할은 주주가치 영향 없어…분사·IPO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

증권가에서는 물적분할이 LG화학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물적분할을 통한 100% 자회사 설립은 기본적으로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없으며, 이후 IPO를 통해 지분가치가 일부 희석된다 해도 분사로 인한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PO를 통한 투자비 확보를 통해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을 높일 수 있고, 2차 전지 배터리 전문기업으로 한국·미국 증시에 상장할 경우 기존 화학-배터리 복합 형태보다 순수한 배터리업체인 것이 주주가치 프리미엄을 얻는 데 유리하다"고 밝혔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분사를 통해 다양한 사업부 사이에서 나타나는 내부 재원배분, 투자 우선순위 결정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며"(분사를 하게 되면)기존 화학·첨단소재·바이오 사업 역시 최근 화학 업황 강세로 창출되는 자금을 배터리 사업이 아니라 자체 성장을 위해 투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 주가가 물적분할에 대한 우려로 이틀간 11.2% 하락했는데, 이는 과도한 하락"이라며 "사측에서 IPO를 당장 추진한다 하더라도 최소 1년이 필요할 것으로 언급되고 있고, IPO 시기도 아직 미정이므로 단기적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인적분할을 할 경우 LG그룹의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지배력이 하락해 물적분할보다 오히려 성장에 불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물적분할을 할 경우 33% 지분을 보유한 LG화학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의 직접 지배가 가능하지만, 인적 분할 이후 상장을 하게 되면 그룹의 지분율이 20%대로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지속되는 기술유출 우려 및 경쟁 격화 등을 감안하면 그룹의 LG에너지솔루션 지배력 강화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요한 이슈"라고 밝혔다.

LG화학, 투자자 달래기…"분사 이후에도 절대적 지배력 보유"

LG화학은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확산하자 적극적으로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17일 주주 및 투자자 대상으로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IPO 관례상 비중은 20∼30% 수준"이라며 "LG화학이 절대적인 지분율을 계속 보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 부사장은 "석유화학 사업과 첨단소재 사업, 바이오 사업에 온전히 투자와 운영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됨으로써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모두에 이익이 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다음달 말 열릴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12월 1일자로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할 계획이다.

회사 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총 발행 주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LG화학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소액주주 보유 지분은 54.33%에 달해 투자자의 동의를 얻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K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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