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마스크 1장에 5만 원?…버버리·지방시 등 명품 마스크 폭리 '빈축'
황두현
hdh@kpinews.kr | 2020-09-15 18:05:01
버버리·지방시·펜디 등 고가품 출시…빈폴·헤지스도 '고가 마케팅' 합류
실 구매자 "흔한 천 마스크"…패션업계 "감염예방 기능, 검증되지 않아 우려"
코로나19 장기화로 명품 브랜드가 연이어 마스크 출시를 출시하는 가운데, 제품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빈축을 사고 있다.
가격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중고 상품을 구입하고, 온라인에서는 가짜 상품이 판매되면서 유통 질서를 해친다는 평가다. 외적인 면이 부각되는 데 비해 감염 예방 기능은 검증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국내 최대 규모 온라인 중고거래 카페에는 '오프화이트 마스크' 상품을 5만 원에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같은 제품은 중고거래 사이트뿐만 아니라 다수의 패션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 5~6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해당 마스크의 공식 판매가는 13만 원대다. 반소매 셔츠 한 장에 40만 원이 넘는 '하이엔드 명품'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 제품이라는 이유로 높은 가격이 형성됐다.
중고거래 카페에는 프랑스 브랜드인 발렌시아가 마스크도 3만 원에 올라와 있다. 이탈리아의 프라다 제품도 1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에 세계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고급 마스크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위생용품의 대명사인 마스크가 중고로도 거래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에는 초고가 명품 브랜드 최초로 버버리는 한화 14만 원 수준의 마스크를 출시했다. 항바이러스 및 항균 효과를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방시는 야구모자와 마스크 세트 제품을 70만 원에 내놨고, 펜디도 30만 원대 제품을 출시했다.
삼성물산, LF 등 국내 업체들도 가세했다. 삼성물산 캐주얼 브랜드 빈폴도 3만9000원의 마스크를 출시했다. LF 헤지스도 니트 소재 마스크를 3만5000원에 판매 중이다. 일부 유기농 제품에는 5만5000원의 가격을 책정하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마스크 착용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면서 독자적인 패션 아이템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수익 확대 차원에서도 마스크 상품 출시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부 제품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으로 책정되면서 기능성을 도외시하고 고가 전략에만 치중했다는 지적이다. 마스크 자체 성능이 일반 중저가 제품과 별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오프화이트 온라인몰에서 13만 원대에 판매하는 마스크는 면 100% 제품이다. 시중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과 같은 소재다. 14만 원대의 발렌시아가 제품은 폴리에스테르 소재로 통상 '스포츠마스크'로 알려진 것과 유사하다.
해당 마스크를 구매한 A 씨는 "브랜드만 아니면 그냥 흔한 검정 면 마스크"라며 "안 쓰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하며 사용한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낮은 원재료 값에도 명품 로고만 있으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보니 가짜상품, 이른바 '짝퉁'도 성행한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명품 마스크'나 '루이비통, 구찌 마스크' 등을 검색하면 2만 원 대의 모조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다수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별도로 받지 않은 일반 천 마스크다.
해당 마스크를 구매한 고객들은 "조잡한 물건이다", "선물을 주기 위해 샀는데 냄새가 심하다", "귀걸이가 허접하다", "내부 필터가 조악해 별도의 비말차단 필터를 사용해야겠다" 는 평을 내렸다.
실제로 이런 제품들은 마스크 본연의 기능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의 마스크 성능 평가에 따르면 시중의 일반 면 마스크나 정전기 필터를 제거한 수제 마스크의 경우 비말입자차단율이 16~22%에 그쳤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패션을 강조한 고가 마스크가 출시되고 있는데 마스크 본연의 목적인 감염 예방 기능이 검증되지 않아 우려스럽다"며 "원단 등의 재료나 브랜드값을 고려하더라도 명품업계의 가격 설정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황두현 기자 h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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