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무산 아시아나, 2조 수혈 후 채권단 관리 들어갈 듯
이민재
lmj@kpinews.kr | 2020-09-04 13:31:29
업황악화로 인수자 못찾으면 법정관리 배제 못 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채권단의 플랜B에 관심이 쏠린다.
채권단은 매각결렬이 최종 확정되면 2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하고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가 구조조정 등 경영 개선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새로운 인수자를 찾지 못해 재매각이 여의치 않고 경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4일 채권단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다음 주 중 HDC현산에 계약 해지를 통보할 예정이다.
당초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다고 알려졌지만, 산은 관계자는 "오늘은 인수 계약 관련 발표가 없을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거래가 최종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채권단과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다음 주 중으로 2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이 지휘봉을 잡고 위탁경영 체제에 들어간 뒤, 새주인을 찾는다는 것이다. 현재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는 8000억 원 규모다. 주식으로 전환하면 산은 등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37%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채권단 측에서 8000억 원의 영구채를 출자전환해 채권단 관리 체제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조조정과 재매각이 여의치 않으면 법정관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데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도 올해 들어 큰 폭으로 늘어 '매력적인 매물'로 탈바꿈하긴 쉽지 않다는 것이다.
2분기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여객기 운항률은 코로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92% 줄었다.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항공사(FSC)의 핵심 매출처는 국제선 여객 수송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여객 사업에서 국제선 여객 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작년 말 1387%였지만 올해 6월 말 2291%로 급증했다. HDC현산에 따르면 인수 계약 이후 회사 부채 규모는 4조5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장기화 등을 고려하면 아시아나항공 매각도 꽤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특히 '남한테 안 좋은 매물은 나한테도 안 좋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새로운 인수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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