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주의냐" "의문 가지면 반역자로"…의료계 '다른 목소리'
남궁소정
ngsj@kpinews.kr | 2020-09-01 21:21:14
"거리로 나온 의대생, 공공의대 필요성 보여줘"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추진 방침 등에 맞서 집단휴진을 이어가는 의료계 내부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일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원점 재검토 방침을 시사한 가운데, 의료진들이 일방적 단체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하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은 이날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라는 이름의 계정을 만들고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기고글에서 코로나19 상황을 거론, "의대생들이 공공 의료와 의료 격차, 건강 불평등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가장 큰 학습의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며 "이 다시 없을 기회는 의사 사회의 정치 파업에 의해 박탈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체주의적 분위기' 속에서 과연 이렇게까지 뛰어들 이유가 충분했는가라는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엄청난 위험부담이 돼버렸다"며 "의문을 제기하는 행위 자체가 매도의 대상이 되고, '이탈자', '반역자'로 몰리기 십상이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들은 "동기들로부터의 낙인으로 한번 위축되고, 의사 집단 모두가 결의를 다지는 데 동참할 것을 강요하는 선배의 암묵적인 압박에 한번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정상적인 실습도 어렵고, 심리적인 부담감까지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은 한국의 의료 공급 구조의 모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시간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의료 현실이 왜곡된 제한적 정보만 접했다"며 "의사 사회는 '그것이 너희가 말해야 하는 유일한 정답'이라며 젊은이들의 투쟁을 지지한다는 성원을 보냈고, 이에 집단행동에 뛰어든 학생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공공 병상수가 최하위권이고, 지역별 의료 격차가 극심한 한국 같은 나라의 의학도들이 '공공의료'의 정의조차 모르고 있으며, 공공의료가 부족하지 않다는 이상한 결론에 이른 것은 학교에서 의료의 공공성에 대해 충분히 학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국 39개 의과대학의 교육목표는 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대개 의료의 공공성, 의사의 사회적 책임, 그리고 지역 사회의 건강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일차 의료인을 기르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지금 거리로 나온 의대생들은 이런 목표가 실패한 증거"라고 했다.
이어 "공공의료 교육이 없었기 때문에 이들이 공공 의대에 반발하는 것이며 그렇기에 이들이 곧 공공의대가 필요한 살아있는 증거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기한 파업 투쟁에 돌입한 전공의들이 이제는 현장으로 돌아올 때라는 의견도 냈다. 이들은 "단체행동을 통해 정부를 압박하고 의료계의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처음의 취지를 충분히 달성했다"며 "신뢰성을 두고 논란이 많지만 정부로부터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이젠 하루 빨리 협상을 마무리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오겠다던 약속을 지킬 때"라고 촉구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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