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정건전성 빨간불?…주요국과 비교해보니
강혜영
khy@kpinews.kr | 2020-09-01 14:48:21
미국 146.1%, 유로존 103.0%, 일본 265.4%, G20 113.3%
전문가 "절대적 수치는 낮지만, 증가 속도 등 감안해 관리 필요"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역대 최대 확장재정으로 편성하면서 재정건전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G20, 미국 등 주요국과 비교해서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국가 부채의 빠른 증가 속도와 고령화로 향후 복지지출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점 등에서 전문가들은 재정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정부는 1일 내년도 예산안의 총지출을 올해보다 8.5% 증가한 555조8000억 원으로 편성했다.
내년 예산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정부가 적자국채를 사상 최대 규모인 89조7000억 원 발행하면서 내년 국가채무는 945조 원까지 늘어난다. 이에 따라 내년 GDP 대비 국가채무(D1) 비율은 46.7%로 올해 대비 3.2%포인트 오른다. 이 통계의 국가채무에는 중앙정부 채무와 지방자치단체 채무가 포함된다.
재정수지 적자는 109조7000억 원으로 GDP 대비 5.4% 수준이 된다.
정부는 2022년 국가채무가 1070조3000억 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9%로 처음으로 50%를 넘어선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5.9%로 정점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로 재정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다소 빠른 채무증가로 재정운용 여력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전 세계 주요국과 비교할 때에 한국 정부의 부채비율은 상당히 낮은 편에 해당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6월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내년도 GDP 대비 일반정부부채(D2)는 53.4%로 전망됐다. 일반정부부채에는 국가채무(D1)와 비영리 공공기관 채무가 포함된다.
세계 평균뿐 아니라 주요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부채 전망치는 세 자릿수에 달했다.
내년 세계 평균 GDP 대비 일반정부부채 비율은 103.2%로 제시됐다. G20은 113.3%, 미국 146.1%, 유로존 103.0%, 일본 265.4%, 영국 100.5% 등이다.
올해 기준으로도 한국은 49.5%로 전망됐으나 세계 평균은 101.5%, G20 111.2%, 미국 141.4 %, 유로존 105.1%, 일본 268.0%, 영국 101.6%로 각각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주요국 대비 절대적인 수치가 낮은 편이지만, 국가채무 증가 속도 등을 고려해 재정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은 "지금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벗어난 상황이기 때문에 국가채무가 올라가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불가피하다"면서 "적자국채를 발행해 국가채무가 증가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는 기축 통화국도 아니고, 국가채무비율이 높아지면 이를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외국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자금을 이동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다"면서 "아직까지 금방 어려워지는 상황은 아니지만 조심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부에서 집계하는 통계에는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채권 등 공기업 부채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실제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이보다 더 클 것"이라며 "선진국은 대개 복지시스템이 확립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노후 소득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에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향후 복지 수요가 증가해 재정 적자가 크게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한 시점을 기준으로 GDP 대비 D1 비율이 타 국가 대비 낮지만 올해와 작년의 국가채무 증가 속도를 고려한다면 향후 경기침체가 왔을 때 재정 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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