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P2P법 시행…옥석가리기 시작된다

양동훈

ydh@kpinews.kr | 2020-08-26 09:45:55

연이어 사기 사건 발생한 P2P 금융…온투법 통한 건전성 회복 기대
자기자본 요건 및 인적·물적 요건 갖춰야…미등록 업체 폐업 안내

P2P(개인 간) 금융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이 오는 27일 시행된다. 연이은 돌려막기 사기가 발생한 P2P 금융 업계가 제도권 금융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 P2P [UPI뉴스 자료사진]

P2P 금융은 온라인을 통해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P2P 금융업체가 투자금을 모아 1·2금융권 이용이 힘든 차주에게 빌려주는 시스템으로, 대안 금융으로 주목받아 왔다.

업계 규모도 꾸준히 커졌다. 26일 P2P 금융 통계 업체 미드레이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업계 전체의 누적 대출액은 11조2654억 원이다. 2017년 말 1조6820억 원에서 2년8개월만에 7배 가까이 성장했다.

시장은 커졌지만 사건·사고도 연이어 터졌다. 팝펀딩, 넥스리치펀딩 대표는 돌려막기 혐의로 구속됐다. 블루문펀드는 갑작스럽게 폐업했고, 대표는 잠적했다. 시소펀딩과 탑펀드는 최근 대량의 상환 지연이 발생했다.

연체율(30일 이상 상환 지연)도 치솟고 있다. 미드레이트 집계 기준 연체율은 2017년 말 5.5%였으나 지금은 16.3%까지 올랐다.

온투법이 시행되면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업체만 P2P 금융 사업을 할 수 있다. 업체들은 온투법 시행 이후 1년 이내에 정식 등록을 마쳐야 한다.

등록을 위해서는 연계 대출 규모에 따라 차등화된 최소 자기자본 요건(5억·10억·30억 원)을 충족해야 한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업체의 투자금과 회사 운용자금이 분리된다. 공시 의무가 강화되고 고위험 상품도 취급할 수 없게 된다.

상시 준법감시인 선임, 전산전문인력 최소 2명 배치, 전산장비·통신수단·보안 설비 구축 등의 인적·물적 요건도 갖춰야 한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모든 P2P 금융업체에 26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금융당국은 감사보고서에서 회계법인의 '적정' 의견을 받은 업체에 한정해 등록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부적격하다고 판단되는 업체는 대부업으로 전환하거나 폐업을 안내하기로 했다.

업체들은 제도권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 시행으로 투자자들이 비적격 업체를 걸러낼 장치가 마련되고, 금융당국의 감독·제재가 가능해지면서 시장 건전성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다. P2P 금융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시장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대형 P2P 금융업체들은 회계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준법감시인을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온투법 시행 이후 미등록업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질 것을 예상해 신속하게 등록 절차를 밟는 업체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P2P 업계 관계자는 "검증된 소수 업체 중심으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통해 성장하는 업체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투자한도 축소 등 규제 강화로 인해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금융당국은 개인의 P2P 전체에 대한 투자한도를 3000만 원(부동산 관련 1000만 원)으로 제한했다. 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에 P2P 금융 자금이 쏠리지 않도록 대출한도도 제한했다.

부동산P2P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고, 시장 자체도 작은데 투자 한도도 낮아지고 대출도 막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등록 유예기간 1년 동안 사건·사고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P2P 금융 전문 변호사는 "다수의 P2P 업체가 부실을 안고 영업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예기간 내에 정상적으로 시장에서 퇴장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감시·감독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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