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한철 꽃놀이처럼…안타깝게 막 내린 연극 '화전가'
조채원
ccw@kpinews.kr | 2020-08-19 17:21:55
9월 개막 예정인 차기작 개막도 '불투명'
1950년 4월, 시절이 수상한 가운데 아홉 여인이 한 집에 모인다. 서울에서 영어를 전공하는 대학생, 뱃속에 아기를 품고 남편 옥바라지를 하는 촌아낙, 부군상을 치른 지 1년을 넘긴 과부 등. 이들은 밤새 먹고 마시며 저마다의 사연을 진하게 푼다. 다음날 모처럼 곱게 차려입고 나선 화전놀이. 그간의 고초는 잠시 잊고 자연과 더불어 가무를 즐긴다. 반나절 나들이가 기구한 역사에, 관습에 막혔던 여인들의 숨통을 틔운다.
국립극단 70주년 기념작 '화전가'가 잠시간의 꽃놀이처럼, 아쉽게 막을 내렸다. 지난 6일 개막한 화전가는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으며 오는 23일까지 거리두기 좌석제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실내 국공립시설의 운영 중단 조치에 따라 전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조기 종료됐다. 19일 예매자부터 순차적으로 전액 환불 절차에 들어간다.
화전가의 비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화전가'는 지난 2월,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연기됐다가 이달 6일 재개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연극에 목말랐던 관객들의 성원은 뜨거웠다. 지난달 30일 예매 시작 1시간 만에 1차 판매분이, 7일 시작한 2차 판매분 역시 당일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화전놀이가 끝난 다음 날. 아홉 여인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저마다의 삶을 향해 다시 나아간다. 그러나 국립극단의 차기 공연 개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립극단은 9월 3일부터 26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동양극장 2020', 9월 4일부터 27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SEW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등 두 작품을 준비하고 있으나, 예매 개시를 잠정 보류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잦은 공연 취소로 관객들의 피로도가 높은 점을 감안한 결정이다.
공연 준비는 정부의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기존 일정대로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면 며칠 안으로 공연을 재개할 수 있도록 계속 준비를 해나갈 계획"이라며 "온라인 공연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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