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IPTV시장서 '샌드위치' 신세…KT도 넷플릭스와 제휴
이민재
lmj@kpinews.kr | 2020-08-14 10:04:21
국내 지상파 토종 OTT인 SKT '웨이브' 있어 외국기업과 손잡기 어려워
넷플릭스와 '망사용료' 두고 분쟁 중…대안인 '디즈니+'와 제휴도 불투명
LG유플러스에 이어 KT도 넷플릭스와 손을 잡아 SK텔레콤은 인터넷TV(IPTV) 시장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업계 3위인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넷플릭스를 무기로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으며, 업계 1위인 KT도 넷플릭스 제휴 효과로 선두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어서 이래 저래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LG유플러스 이어 KT도 넷플릭스와 손잡아…'고립무원' Btv
이제 이통3사 중 넷플릭스와 손잡지 않은 곳은 SK텔레콤뿐이다. KT는 지난 3일부터 자사 IPTV 서비스인 올레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 윤경근 재무실장은 지난 7일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올레tv와 인터넷 신규 가입자 대상으로 넷플릭스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고, IPTV, 무선 등 다양한 영역에서 관련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선례를 보면 KT도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통해 가입자 확보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계약을 체결한 2018년 하반기 가입자 387만 명(시장 점유율 11.93%)을 확보했다. 다음해인 2019년 하반기에는 436만 명(12.99%)으로 늘렸다. 이통3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SKB) Btv가 향후 점유율 경쟁 등에서 불리할 수 있다. 김희경 성균관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넷플릭스를 탑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SKB의 Btv는 IPTV서비스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웨이브 키워야 하는 SKT, 넷플릭스와 손잡긴 어려워
SK텔레콤이 넷플릭스와 손을 잡긴 어려워 보인다. SK텔레콤은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자사 동영상서비스(OTT)인 '웨이브' 키우기에 나선 상황이다. 토종 OTT의 대표 주자로 관심을 받는 마당에 외국 OTT인 넷플릭스와 손을 잡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9월 16일 열린 웨이브 출범식엔 정부 부처와 지상파TV의 사장들이 참석해 웨이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출범식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최승호 MBC사장, 양승동 KBS 사장, 박정훈 SBS 사장 등이 함께했다.
정부도 올해 본격적으로 '토종 OTT' 키우기에 나선 모양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6월 22일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을 발표하고 2022년까지 10조 원 규모로 시장을 키우고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에 대항할 토종 OTT를 최소 5곳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SKB는 망사용료를 두고 넷플릭스와 분쟁 중이다. 양측의 주장이 지난해부터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제휴를 고려하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SKB는 넷플릭스가 국내 인터넷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망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며, 넷플릭스는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SKB는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의 망사용료 협상을 중재해달라고 재정신청을 접수했다.
상반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2'가 인기를 끌면서, 트래픽이 급증으로 인한 일부 화질 저하가 발생하자 양측의 갈등은 재점화됐다. 넷플릭스 또한 올해 4월 망사용료 지급 의무가 없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SKT, '디즈니+'와 제휴…디즈니는 지금 코로나 직격탄
넷플릭스와 손잡긴 어려운 상황이지만 SK텔레콤은 디즈니의 자체 OTT인 '디즈니+'와의 제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디즈니+는 이달 기준 전 세계에서 6000만 명 이상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며 새로운 '거물 OTT'로 떠오르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11월 "(협상을 위해) 디즈니와 만났고, 재밌는 것을 가져왔는데 아직 말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디즈니+의 국내 진출이 지연되는 등 SK텔레콤이 디즈니+와의 제휴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외국 OTT라는 점도 부담이다.
디즈니+는 올해 2월 한국지사를 개소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계획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 본사도 최근 10만 명 이상의 직원을 무급 휴직으로 전환했다. 디즈니 전체 직원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당분간 외국 시장 진출 등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희경 교수는 "KT가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으면서 SK텔레콤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을 것"이라면서 "웨이브를 얼마나 잘 리뉴얼하고 자사 IPTV 사업에 녹여내는지, 디즈니+와의 제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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