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송현동 공원화 막아달라"…권익위에 의견서 제출
이민재
lmj@kpinews.kr | 2020-08-12 14:55:54
"서울시, 2010년 부지 개발 가능성 인정…이번엔 입장 번복"
대한항공이 자사 소유의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화를 추진 중인 서울시에 반발해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원화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12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서울시의 일방적 도시계획결정절차를 보류하도록 권고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서울시가 이달 말 대한항공 소유의 송현동 부지 일원을 문화공원화 하는 내용의 지구단위계획변경안을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상정해 처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자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것이다.
대한항공 측은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화의 문제점 등에 대한 권익위 조사와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인 만큼 일방적으로 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에도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 지정의 위법성과 연내매각 필요성 등에 대해 권익위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사실상 송현동 부지의 연내 매각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변경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강제 수용절차를 통해 송현동 부지를 취득하겠다는 의사를 확정 짓는 셈이라는 것이다.
서울시가 이달 말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상정할 것으로 알려진 지구단위계획변경안은 기존에 송현동 부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던 결정을 폐지하고, 그 자리에 문화공원을 신설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의 개발 가능성을 인정한 바 있음에도 문화공원 지정을 추진하며 입장을 번복했다고 비판했다.
대한항공 측은 "서울시는 지난 2010년 1월 송현동 부지를 '미대사관직원숙소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여 용도나 높이 등을 완화하는 등 송현동 부지의 개발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면서 "일방적인 지구단위계획변경안을 통해 송현동 부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던 기존 결정을 바꿔 급작스럽게 입장을 번복하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또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화에는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제 수용 절차로 이어지더라도 서울시가 연내 송현동 부지를 취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대한항공 측은 "지구단위계획변경안의 내용을 보면 서울시조차도 '어떠한 내용'의 문화공원을 조성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구상해 실시계획인가를 받기까지 수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지구단위계획변경안 통과 이후 다른 민간 매수의향자들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 대한항공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이르게 된다"고 호소했다.
이 밖에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강제 수용 절차를 밟을 경우 부지에 대해 '제값'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가 이뤄지더라도 송현동 부지가 대규모 필지인 점 등을 고려하면, 적정 단가를 상정하기 어려워 서울시가 시장가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으로 부지를 취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권익위에서 서울시가 독단적으로 관련 절차를 강행하지 않도록 잠정적인 조치라도 취해 줄 것을 긴급히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로 지난 4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 원가량의 긴급자금을 수혈받았다.
이에 자구책의 일환으로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을 추진하면서 매각주관사 선정과 매수의향자 모집 절차를 진행했지만, 서울시의 갑작스러운 공원화 의지 표명으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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