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전원 해임' 요구받은 세종대…표적 감사 '논란'
주영민
cym@kpinews.kr | 2020-07-24 14:44:04
수익용 재산 관리 부실 임원 전체 해임 요구 이례적
교육부가 세종대학교 학교법인 대양학원 이사회 임원 11명에 대한 해임 등을 추진키로 하면서 법인과 대학 측의 반발이 거세다.
수익용 재산을 부실하게 관리하는 등 사학을 사유화했다는 교육부 감사 결과에 따른 처분인데 이는 유례가 없는 '과도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가 '사학 혁신'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세종대와 법인에 대한 '표적 감사'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등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유은혜 부총리 겸 장관은 지난해 말 발표한 사학 혁신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학 혁신방안은 '사학 임원 책무성 강화'와 '법인·학교 회계 강화' 등 2개 축을 골자로 한다.
특히 임원 책무성 강화와 관련해 교육부는 결격사유를 대폭 높여 1000만 원 이상의 배임·횡령을 저지른 임원에 대해서는 시정 요구 없이 취임승인을 취소키로 했다.
임원이 결격사유에 해당하면 임원직을 즉시 상실하도록 하는 당연 퇴임 조항도 만들기로 하는 등 사학 법인 임원에 대한 감시체계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대양학원과 세종대의 경우 임원 전원에 대한 승인 취소 이유가 이 같은 사유가 아닌, 수익용기본재산 관리 부실로 너무 과도한 조치가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대양학원이 수익용 재산을 보유하고도 2014~2018년 최저 법정 수익률(연도별 1.56~2.73%)을 밑도는 수익(0.38~0.68%)을 내는 등 재산관리를 소홀히 해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단 주식평가액이 1657억여 원임에도 수익률이 낮고, 투자회사들에 배당가능이익이 없거나 이익이 있음에도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재단이 100% 투자한 세종투자개발(세종호텔)에 부지를 임대하면서 임대료를 시세보다 낮게 책정해 2억6038만여 원의 임대수익 손실도 냈다고 봤다.
이에 대해 세종대와 재단 측은 감사처분서에 적시된 1657억여 원은 투자원금이 아닌, 1978년 이래 축적된 투자성과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재단이 세종호텔을 설립(1978년)한 이후 세종투자개발에 총 87억 원, 세종서적에 2억 원, 에쓰제이알(SJR)에 25억 원, 기타 9억 원 등 총 123억 원을 투자했고 해당 투자에 대한 현재가치가 1657억여 원이라는 것이다.
특히 재단이 지난 2018년까지 세종투자개발로부터 65억9000만 원을 배당받았기에 주식의 가치상승분과 배당액을 합산해 계산한 내부수익률(IRR)이 연 11.56%에 달한다고 반박했다.
세종호텔 부지 임대료 역시 재단은 2010년부터 세종투자개발로부터 계약상의 임대료 월 5000만 원(연 6억원) 외에 매년 기부금 2억5000만 원을 받았고, 2013년부터는 기부금을 3억 원으로 인상해 받았다고 강조했다.
기부금 형식의 3억 원을 임대료에 포함해 계산할 경우 감사처분서에서 지적한 2017년(2.09%), 2018년(1.86%) 모두 기준수익률(2017·2018년 각각 1.48%·1.56%)보다 높기에 감사 결과 자체가 잘못됐다는 게 세종대 측의 주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종대 측은 교육부가 '사학 혁신'을 명분 삼아 표적 감사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고려대와 연세대 등은 창설 이래 처음으로 교육부 감사를 받았는데 세종대는 2000년 이후 4번째 감사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수익용기본재산 관리 부실을 이유로 11명의 임원의 승인을 취소한 전례가 없다는 점도 의문이라고 주장한다. 경고 또는 환수, 대응방안 강구 처분이 나오는 게 일반적인데 임원 전체 승인 취소는 과도하다는 게 세종대 측의 설명이다.
앞선 교육부 감사 결과로 인해 지난 2005~2008년 임시이사 체제를 겪은 세종대는 국내 대학평가 순위가 16위에서 48위로 추락해 학생들이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2009년 정상화 이후 올해 THE 세계대학 평가 국내 10위, 라이덴 랭킹에서 3년 연속 국내 일반 대학 1위에 오르는 등 경쟁력을 다시 끌어 올렸는데 이번 교육부 감사에 따른 임원 전원 해임 요구로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는 게 세종대 측의 우려다.
세종대 관계자는 "임원직무 태만과 저가임대가 없었음에도 임원 전원에 대한 해임 처분을 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2000년 이후 네 번의 감사를 받았는데 다른 대학과 비교해도 과한 처사로 표적 감사를 하는 게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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