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주년 기획 '코로나 이후'⑥] 사물이동·위험관리·무인화로 진화하는 뉴모빌리티

김혜란

khr@kpinews.kr | 2020-07-22 10:58:53

모빌리티의 꽃인 '마스(Maas)'…'코로나 수혜' 배송·물류업도 마스 진출
위생 강조한 '클린 모빌리티'도 각광 …무인·자율주행이 최종 목표

모빌리티의 미래는 '마스(MaaS·Mobility as a Service)'를 빼놓곤 논할 수 없다. '서비스형 모빌리티'라고도 불리는 마스는 2015년께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한 개념이다.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용자에게 가장 효율적인 이동·운송 수단과 최단 경로, 최저 운행료를 제공한다. ICT 및 금융,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의 총체인 마스는 가히 '모빌리티의 꽃'이라 불릴만하다.

가령 한국으로 치면 따릉이(공유자전거), 쏘카(렌터카 혹은 공유차량), 씽씽(공유킥보드) 등을 하나의 아이디로 이용할 수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코로나로 뒤바뀐 뉴모빌리티의 주역

▲ 아마존은 지난달 말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인 '죽스'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아마존 제공]

그러나 이러한 마스가 코로나19로 성장동력을 잃었다.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한국AVL' 김진형 대표는 "원격·재택근무가 늘면서 마스의 핵심인 '이동'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코로나로 배송을 중심으로 마스가 성장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고 6월호 자동차공학회 칼럼에서 언급했다.

실제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지난달 말 자율주행 회사 '죽스(Zoox)'를 인수하며 업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현지 언론은 "테슬라의 경쟁자는 아마존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팬데믹 상황에 비대면 사회로 전환하자 전자상거래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물류와 배송의 역할도 늘었다. 수익 증가로 사업 확장의 기회가 많아진 이들은 사람의 이동까지 넘보며 마스의 새 강자가 됐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는 "이미 우리나라 물류업체도 '사람 운송'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아마존 행보에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며 "배차 등 물류 노하우에 자율주행이 합쳐지면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vs 테슬라…쿠팡과 현대차와 붙나

올 1분기 쿠팡의 온라인 결제액은 4조8400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전체 거래액(10조 원)의 절반을 1분기에 달성하며 '폭풍성장'한 것이다. CJ대한통운 역시 올 1분기 택배 사업 매출은 72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5% 급증했다. 미국만 봐도 월마트는 코로나 이후 15만 명을 추가로 고용했고, 배송업체 인스타카드는 인력 3만 명을 충원했다. 전통적 자동차 기업인 GM, 포드 등이 실적 부진에 자율주행 사업을 무기한 연기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차량 공유업체 우버와 리프트가 미국 내 이동제한에 카풀은 중단했지만 배송 사업으로 신속히 전환한 것에 정구민 교수는 주목했다. 사람의 이동과 사물의 이동 경계가 희미해졌다는 걸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 기아차의 협력업체인 영국 어라이벌사의 전기 경상용차 [어라이벌 제공]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람의 이동에 치중하던 완성차 회사들은 배송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례로 현대·기아차는 지난 4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뉴 노멀(New Normal)' 전략을 그룹 내부에 공유했다. 현대차 그룹은 차량의 공유 대신 소유를 다시 강조하고, 비대면 배송과 목적기반 모빌리티(PBV)를 중심으로 모빌리티 사업을 재편했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에 미국 스타트업과 제휴를 통해 스마트 물류 전용 목적기반 모빌리티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B2B를 중심으로 물류, 배송업에 특화된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정구민 교수는 "당장 쿠팡이 아마존처럼 완성차 업체의 경쟁자라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현대차의 중요한 고객인 것만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 메르세데스-벤츠는 2018년 하노버 박람회에서 모듈형 자율주행차를 소개하며 물류, 화물, 셔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차량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벤츠 제공]

위생과 안전 관리하는 '클린모빌리티' 각광


김진형 대표는 코로나로 깨끗한 환경과 안전을 원하는 사회적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마스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듈형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면 상단부 공간만 바꿔 낮에는 버스, 밤에는 배송 트럭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글로벌 조사기관 맥킨지는 이에 대해 "차량 대수를 줄이고,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쏘카는 만도와, 마카롱 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는 LG화학과 협업해 공유 차량의 안전성을 높이는 길을 열었다. 만도는 쏘카 공유 차량에 브레이크의 건전성을 확인하는 장치를 부착했다. 향후 마카롱 드라이버들은 전기차 택시에 탑재된 배터리의 고장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또 올 초 미국 CES2020에 참가한 한국의 벤텍스는 차량 내부에 붙일 수 있는 항바이러스 스티커를 선보여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의 최다 이용 차고지인 롯데월드타워 그린존에서 전기차를 포함한 모든 그린카 차량 대상 방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린카 제공]

이처럼 마스의 방향은 '클린모빌리티'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글로벌경영연구소는 '코로나19 시대 트렌드 변화'라는 보고서에서 "소비자가 위생·방역에 소비자가 주목하면서 차량 내 헬스케어와 위생 관련 사양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말하며 클린모빌리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 교수는 앞으로 자율주행차가 상용화하면 차량 스스로 위생을 관리하고, 고장을 진단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래형 '마스(MaaS)'는…"위험 요소 제거로 환영받는 존재"

▲ 현대차가 꿈꾸는 미래 도시는 '마스(Maas)'로 드론택시, 자율주행 셔틀 등 다양한 운송 수단이 연결되는 형태다. [현대차 제공]

이처럼 마스는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무인형 서비스로 진화할 전망이다. 한국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는 이 단계를 '마스3.0'이라고 칭했다.

미국의 테슬라, 중국의 디디추싱이 추진 중인 '로보택시(Robotaxi)'가 대표적인 마스3.0이다.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으로 이동해 사용자를 태운 후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방식이다. 이는 드론(무인비행체)을 이용한 택시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쏘카, 카카오모빌리티와 같은 업체가 자율주행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도 마스의 종착역을 향하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는 '모션'이라는 카셰어링 업체를 설립하고 자율주행업체 '앱티브(Aptiv)'와는 합작사까지 만들며 미래 산업에 대응하고 있다.

김진형 대표는 "마스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불안감이나 위험요소들을 제거할 수 있다면, 기존 이송·운송 수단에 비해 선호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핀란드의 마스글로벌이 운영하는 '윔'은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운송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윔 웹사이트 캡처]

마스란…

마스는 한 지역에 존재하는 교통수단들을 하나의 앱에서 검색한 뒤 예약과 결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다. 세계 최초로 마스 사업을 시작한 핀란드의 '윔(Whim)'은 택시, 자전거, 차량 공유 등 다양한 옵션을 하나의 청구서로 제공한다. 여기에는 한 개인의 유휴 차량도 포함된다. 

유럽연합의 민간 조직인 '마스 얼라이언스(MaaS Alliance)'는 마스를 1~4레벨로 나눈다. 윔의 사례는 여러 이동수단을 통합하고, 일원화하는 레벨3에 해당한다.

쏘카, 씽씽 등은 바로 전 단계인 레벨2다. 하나의 앱에서 하나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네이버, 구글과 같은 지도 사업자 역시 마스 사업자로 분류된다. 이들은 여정 검색 기능과 가격 정보 등을 제공하는 마스 레벨1 수준에 위치한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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