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곤 소설 '그런 생활'에 지인과 나눈 대화 넣어 논란
권라영
ryk@kpinews.kr | 2020-07-17 17:58:36
소설가 김봉곤이 단편소설 '그런 생활'에 지인 A 씨와 나눈 대화를 당사자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넣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단편소설은 창비에서 내놓은 소설집 <시절과 기분>, 문학동네 출간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수록돼 있다. 두 책 모두 5월부터 해당 대화 내용을 수정해 판매되고 있었으나 독자에게는 이러한 사실이 공지되지 않았다.
논란이 계속되자 창비와 문학동네는 해당 내용이 실린 책을 모두 수정본으로 교환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창비는 17일 공식 웹사이트와 SNS를 통해 소설집 <시절과 기분> 수록 단편 '그런 생활'에 대한 공지를 올렸다.
창비는 "소설 속에 'C누나'로 등장하는 분의 내용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고 작가가 이를 창비에 알렸다"면서 "지난 5월 11일 제작된 3쇄부터 본문을 수정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제제기된 상황을 인지하자마자 본문을 수정했고 '공지 요청'에 대해서는 문제제기한 분과 작가의 최종 협의를 기다리며 신중하게 대응하고자 했다"면서 "그로 인해 시간이 지체되는 동안 문제제기를 하신 분의 고통이 계속된 것에 큰 책임감을 느끼며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창비는 <시절과 기분> 1쇄와 2쇄, 동네서점 특별판 구매자들에게 수정본으로 교환 조치할 계획이다.
전날 문학동네도 "피해자의 아픔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 깊이 숙고하고 있다"면서 "피해자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피해자가 보내온 내용증명의 내용과 작가의 소명, 출판사의 조치에 대해 젊은작가상을 함께 수상한 수상작가들, 심사위원들과 자세히 공유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초기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 아프게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출판되는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그런 생활' 내용 일부가 수정됐다는 사실을 명시하고, 수정되지 않은 5쇄까지의 판매분 7만 부는 수정된 새로운 판본으로 교환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A 씨는 SNS에 "저는 김봉곤 작 '그런 생활'의 C누나"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김봉곤에게 처음부터 항의했고 김봉곤은 수정을 약속했다"면서 "김봉곤 작가는 수정하지 않고 <문학과사회>에 이 작품을 발표했고, 이 작품으로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학동네와 창비는 이 문제를 공문으로 받아 이미 알고 있다"면서 "이 일이 김봉곤 작가 혼자 이행하기 힘든 일이라 판단해 출판사들에게 협조를 요청했지만 문학동네와 창비는 그를 출연시켜 책을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봉곤 작가는 지난 16일 "미숙한 소통으로 인해 A 씨께 상처를 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타인과의 대화를 무단으로 절취해 타인의 삶을 착취했다는 식의 판단은 가혹하게 여겨진다"면서도 "동의에 관한 A 씨와의 소통이 불충분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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