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세제 개편안 수정되나…거래세 폐지·시행 연기 거론
강혜영
khy@kpinews.kr | 2020-07-17 15:26:55
문재인 대통령이 개인 주식투자자들의 투자 의욕을 꺾어서는 안 된다고 지시하면서 정부가 금융세제 개편안 수정에 나설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이번 금융세제 개편안이 주식시장을 위축시키거나 개인투자자들의 의욕을 꺾는 방식이 아니어야 한다"면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주식시장을 떠받쳐온 개인투자자들을 응원하고 주식시장 활성화하는 데 목적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발표했고 이달 말 2020년 세법 개정안에 이런 내용을 반영할 예정이다.
금융세제 개편안에는 2022년까지 주식, 펀드, 채권, 파생상품 등 모든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하나로 묶어 동일한 세율로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을 신설하는 방안이 담겼다.
특히 지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이거나 대주주에게만 부과되던 주식 양도세 부과 대상을 2023년까지 연 2000만 원을 초과하는 이익을 낸 모든 개인 투자자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될 방침이었다. 상장주식 양도소득은 연간 2000만 원까지 공제되고 나머지 양도차익에 대해 20%(3억 원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내게 하는 것이 골자다.
양도세가 늘어나는 세금만큼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내용도 담겼다. 현행 0.25%인 증권거래세를 2022~2023년에 두 단계에 걸쳐 0.1%포인트 낮춘다는 것이다.
정부는 상장주식에 대한 기본공제 2000만 원을 적용할 경우 주식 투자자의 상위 5%(약 30만 명)만 과세 대상이며 대부분의 소액투자자(약 570만 명)는 증권거래세 인하로 오히려 세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과세 방침에 대한 반발이 확산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를 철회하라는 청원도 여러 차례 게재됐다.
투자자들은 기본공제 2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새로 물게 되는 부분은 증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증권거래세를 완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금융세제 개편안 시행 시기가 연기되거나 금융투자소득 과세 기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부의 개편안이 수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증권거래세를 폐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상장주식에만 기본 공제를 제공하면서 펀드 등 간접투자에 대한 역차별 논란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개인 투자자들에 대해 주식 양도 차익 과세가 확대되면서 이중과세 논란이 제기되는 등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는 투자자들이 생겨났다"면서 "이에 따라 증권거래세 폐지에 대한 논의와 양도세 부과 기준금액 상향 논의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세 폐지만으로도 부족하다는 입장이 나온다면 시행 시기 자체를 연기할 수도 있다"며 "주식과 달리 기본공제 대상에서 빠져있는 펀드에 대한 기본 공제 추가 인정 방안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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