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극단적 선택'에 무게…성추행 피소 때문?

이원영

lwy@kpinews.kr | 2020-07-10 01:27:21

집 나가며 가족에 메모 남기고, 딸에게 전화로 암시
성추행 피소 사실에 심리적 극한으로 몰렸을 가능성도

실종됐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그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가족들에게 메모를 남긴 점, 딸에게 전화를 걸어 자살을 암시하는 '이상한 이야기'를 한 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관사를 떠나 와룡공원을 혼자 지나는 사진이 확인된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박 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린다.

▲ 지난해 11월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광장 민주주의와 성숙한 집회시위 문화라는 주제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3차 토론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 [정병혁 기자]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면 '왜? 무슨 이유로?'라는 물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숨지기 전까지 대권 후보를 포기하지 않았고, 서울 시정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모습을 보였던 박 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를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에 박 시장을 압박한 어떤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9일 출근을 하지 않고 혼자서 성북동 북악산으로 들어가면서 종적이 끊긴 전날 전 비서가 박 시장을 상대로 성추행 고소를 했다는 뉴스가 겹쳐 나오면서 성추행 고소-실종-극단적 선택 가능성의 퍼즐이 맞춰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성추행 고소 사건과 박 시장의 죽음에 직접적인 연관을 지을 수 있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이 마지막으로 남긴 흔적에서 고소 사건과 연관된 증거가 없어 섣불리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찰이 8일 성추행 피해자를 밤샘 조사했고, 박 시장에 대해서도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정했던 만큼 이 사안이 청렴하고 도덕적인 이미지의 박 시장에게 결정적인 심리적 타격이 되지 않았겠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 시장은 시민운동가 출신이고, 여성·인권 변호사로 이름을 알리면서 유명해졌다. 박원순의 이름에는 인권과 페미니스트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그의 상징성이 되었고, 그것이 3선 서울시장이라는 정치적 성취를 이루게 바탕이 된 것이다.

박 시장은 199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제기된 성희롱 법률 소송인 '서울대 우조교 성희롱 사건'의 변호를 맡아 승소를 이끌며 페미니스트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이는 성추행, 성폭행뿐 아니라 성희롱도 불법 행위라는 인식이 생기며 실정법 도입의 계기가 됐다.

아직 박 시장의 죽음과 성추행 피소가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는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지만박 시장이 성추행 피소를 당했다는 데 심리적으로 견딜 수 있는 방어장치는 없었을 것이란 추론도 제기된다.

한켠에서는 일부 언론에서 박 시장의 성추행 피소 건에 관해 취재에 들어갔고, 이를 감지한 박 시장이 퇴로가 없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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