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막걸리 3사…지평 '쑥쑥', 서울장수·국순당 '주춤'

황두현

hdh@kpinews.kr | 2020-07-02 16:56:23

지평주조 영업익 36% 껑충, 서울장수 19.3% 후퇴, 국순당 적자
프리미엄 상품 전략에 명암 나뉠듯

막걸리 시장 성장이 주춤하면서 대형 제조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찍이 프리미엄 전략에 치중한 곳은 매출과 이익이 늘었지만 저가 상품 중심의 업체는 답보상태에 빠졌다.

한국농수신식품유통공사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소매점 막걸리 매출액은 30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3%(473억 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공장 출고액 역시 4541억 원에서 4469억 원으로 1.6%(72억 원) 줄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2018년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막걸리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막걸리 소비가 많이 늘어나는 분위기는 없었다"며 "최근 코로나19 이후로 예상치 못하게 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주류 시장에서 수제 맥주나 낮은 도수 소주가 인기를 얻으면서 상대적으로 탁주 시장 자체가 침체에 빠져 있었던 영향도 있다.

막걸리업계 관계자는 "주류 수요도 트렌드가 있는데 최근에는 수제 맥주가 인기를 얻으면서 탁주 시장 자체가 침체상태에 있다"고 털어놨다.

막걸리 시장 정체…3사 희비


이에 따라 막걸리를 제조 및 유통하는 서울장수, 지평주조, 국순당 3개사의 명암이 갈렸다.

독보적 선두인 서울장수는 다소 주춤했다. 진천공장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9% 늘어 336억 원을 기록했다. 직전해에 이어 줄곧 상승세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되레 19.3% 감소한 31억 원으로 집계됐다. 후발주자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한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장수막걸리 관계자는 "탁주시장 1위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마케팅 관련 비용을 썼다"며 "기존에 관련 비용 지출이 없었던만큼 상대적으로 차이가 드러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수치는 '장수 생막걸리'를 생산하는 전국 8개 양조장 중 진천공장만의 실적이다. 나머지 서울 내 7개 제조장은 협동조합 성격이라 내역이 공개되지 않는다. 서울장수의 연간 매출은 2000억 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진천공장 실적은 흐름을 파악하는 성격이다.

▲ 서울 성동구 서울장수 제조장. [문재원 기자]

실제로 최근 지평주조의 '지평 생막걸리'가 급성장했다. 지평주조의 지난해 매출은 230억 원으로 2018년보다 39%(64억 원)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55억 원으로 36%(15억 원) 덩달아 증가했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지난해 전남, 제주 지역까지 대리점을 개설하면서 전국 영업망을 구축했다"며 "GS25, CU 등 편의점에도 입점하면서 유통 및 판매 채널이 동시에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우국생 등 6개 막걸리 제품을 판매하는 국순당도 지평주조의 선전을 막지 못했다. 국순당의 지난해 매출(별도기준)은 480억 원으로 8.8%(46억 원) 줄었고, 영업익도 -54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올 1분기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국순당 관계자는 "주류시장 침체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프리미엄 막걸리를 출시하며 질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프리미엄 시장 양분…지평·국순당 상품군 다양

최근 막걸리 시장은 저가와 프리미엄 시장으로 나뉘는 양상이다. 저가 막걸리는 1000원대로 아스파탐과 같은 인공감미료를 넣는다. 달면서 톡 쏘는 탄산맛이 느껴져 장·노년층에게 인기가 많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장수막걸리가 대표적이다.

이에 비해 지평막걸리는 가격대는 비슷하지만 도수가 낮고 탄산맛이 약해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다.

막걸리업체 관계자는 "막걸리 도수는 평균 6도 가량 되는데 지평막걸리가 5도 상품을 내놓으면서 신시장을 개척해 젊은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막걸리 업계는 3000원 내외의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저가 상품은 업소용 위주로 유통되어 기존 사업자의 아성을 넘보기 쉽지 않은 데다가, 고가 상품은 인공 첨가물을 넣지 않아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부합해서다.

국순당은 3000원대 제품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를 내놓은 뒤 올 1분기 영업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지평주조도 2650원의 지평1925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가정용 막걸리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가 막걸리에 관심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황두현 기자 h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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