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 인형처럼 안고…" 부산 승용차 방치견 구조 작전의 전말

박지은

pje@kpinews.kr | 2020-06-29 11:35:24

견주에게서 소유권 포기 받을 시 입양 진행
동물단체케어 측 "동물보호법 관련 청원 예정"

지난 26일 몰골이 엉망인 강아지가 쓰레기로 가득 찬 승용차 안에서 1년 이상 방치돼 동물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이 출동해 차 주인인 30대 여성 A 씨에게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경찰은 이날 반려동물은 견주의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차 안에 방치한 것만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해 돌아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가 1년 이상 강아지를 승용차 안에서 길러오는 게 목격되면서 과거에도 동물학대 신고가 여러 차례 접수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오전 9시 30분께 동물단체 케어, 신고자 '둘리맘', 담당 공무원 등은 강아지 구조에 다시 나섰다. 최근 주변을 의식한 A 씨가 강아지를 승용차에 두지 않고 자택으로 데려갔기 때문에 구조자들은 A 씨의 아파트로 찾아갔다. A 씨는 오후 3시경 강아지를 품에 안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 구조된 강아지의 모습. 털이 지저분하고 엉켜있다. [케어 페이스북 캡처] 


구조자들은 A 씨를 설득했지만 강아지에 대한 소유권 포기 의사는 받아내지 못했다. 이에 구조자들은 "혹한·혹서의 날씨에 강아지를 방치하는 것만으로도 강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동물학대다"라고 주장하며 공무원에게 긴급 격리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현장에 출동한 담당 공무원이 "책임 질테니 강제 격리하라"라고 나서면서 주인에게서 강아지를 분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활동에 참여한 동물단체 케어 박소연 전 대표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A 씨는 강아지를 생명체로 보기보다는 애착 인형을 안고 있는 듯 보였다"며 "강아지가 힘들어하는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A 씨의 옷 뒤쪽 부분이 개 오줌으로 범벅되어 변색돼 있었다"며 "견주가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에 의하면 A 씨는 몇년 전 어머니의 죽음 이후 그 충격으로 강아지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 견주에게 안겨있는 강아지의 모습. [케어 페이스북 캡처]


박 전 대표는 앞으로 소유권 포기를 위한 절차가 남았다고 말하며 동시에 견주가 또 다른 강아지를 재입양 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박 전 대표는 "소유권 포기 등 절차는 시청이나 구청에 물어볼 계획이다. 견주가 소유권을 완전히 포기하게 되면 그때 좋은 입양처를 찾아 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 사건을 계기로 동물보호법 관련 청원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들이 두 가지다. 법 따지고 절차 따지면 죽을 수밖에 없는 위기의 상황에 놓인 동물들이 많다. 공무원들이 적극적인 강제조치를 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되고, 현장 실습 등 실무교육도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동물을 학대한 사람이 동물을 다시 소유하고 사육할 수 있다. 이에 학대가 반복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선진화된 동물보호법을 가진 나라들처럼 동물학대자에 소유권이나 사육권을 제한하는 법이 마련돼야 한다. 법안 발의는 여러 차례 진행됐지만 국회 통과가 안 되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 금치산자 한정치산자도 못 키우도록 법과 제도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구조된 강아지는 '둘리맘'이 보호 중이다. 구조견은 2살 정도로 추정되며 3.5kg의 암컷이다. 우려와 달리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