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소독제가 가습기살균제로…4년간 병원도 몰랐다?

주영민

cym@kpinews.kr | 2020-06-29 11:20:36

사참위 기자회견 "복지부 전면 재조사 해야"
피해 신고자 6159명 중 360명 노출 확인돼

한 대학병원에서 식기소독제를 가습기살균제로 4년 넘게 사용한 사례가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 하이크로정 유통 흐름도. [사참위 제공]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29일 오전 서울시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대학병원에서 2007년 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4년4개월간 가습기살균제로 둔갑된 식기소독제 '하이크로정'을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병원에서는 하이크로정 사용으로 인한 건강피해 관련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이크로정은 이염화이소시아뉼산나트륨(NaDCC)으로 흡입독성이 확인된 물질이며 반복흡입노출에 의한 조직병리학적 검사 결과 폐에서 독성 변화가 관찰된 바 있다.

현재까지 NaDCC를 주성분으로 하는 가습기살균제 제품은 '엔위드(N-with)'와 '세균닥터'이며 이 중 엔위드로 인해 건강피해를 입었다고 환경부에 신고한 사람은 93명이다.

엔위드와 함께 다른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함께 사용한 5명은 폐질환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번 사참위 조사로 NaDCC를 사용한 제품이 추가로 한 개 더 확인됐다.

▲ 기존 NaDCC 제품설명 및 피해현황. [사참위 제공]

사참위는 "하이크로정은 식품위생법상 가습기 살균·소독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되는 제품"이라며 "제품업체는 하이크로정을 2003년에 '혼합제제식품첨가물'로 출시하고 2009년에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로 품목을 변경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을 받는 의약품 도매업체는 하이크로정이 '가습기 안에 세균과 실내공기, 살균, 소독 목적으로 개발된 제품'이라는 허위문구를 기재한 제품설명서를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 병원은 이 업체와 정식계약을 체결했고 '가습기 하이클'라는 이름으로 3만7400정을 병원에 공급했다는 게 사참위의 설명이다.

최예용 가습기살균제사건 진상규명 소위원회 위원장은 "병원에서 식기소독제가 가습기살균제로 둔갑된 지 모른채 '감염관리지침서'에 따라 오랜 기간 잘못 사용된 사실이 최초로 확인됐다"며 "보건복지지부 등 관련 정부기관은 혹시라도 과거에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병원의 감염관리지침을 전수 조사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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