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쓰레기 차에 방치된 강아지…법도 경찰도 구하지 못했다

박지은

pje@kpinews.kr | 2020-06-26 11:39:57

지난 23일 신고 접수…강제 구조 가능한 법 조항 없어
신고자 "차에 쓰레기 가득…정상적인 사람 아닌 것 같다"
현행법상 동물학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강아지가 쓰레기로 가득한 승용차 안에서 1년 이상 방치되고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하지만 현행법상 구조와 처벌이 쉽지 않아 안타까운 상황이다.

▲ 차에 방치된 강아지. 털이 엉켜있고 움직임도 비정상적이다. [신고자 인스타그램 캡처]

26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0시 34분께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 주차장 승용차 안에서 강아지 1마리가 방치돼 동물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경찰이 출동해 차 주인인 30대 여성에게 여러 차례 전화 시도 후 주거지를 방문했지만 접촉에 실패했다.

신고자는‹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아지는 1년 이상 승용차에 방치된 채 갇혀 있었다"며 "차 안에는 온갖 쓰레기가 가득 차 있다. 정상적인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잠복해서 견주를 기다렸다. 한참 후에야 견주가 모습을 드러냈지만 아무리 문을 두드리고 불러도 차 안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견주가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강아지를 방치했다"며 "늘 방치하다가 최근 사흘간 주변을 의식했는지 강아지를 오전 10시께 집에 데리고 올라갔다가 오후 3시쯤 되면 다시 승용차 안에 뒀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도 강아지가 1년 이상 승용차 안에 방치됐고 앞발로 유리를 긁는 등 이상 행위를 보였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현장에 나온 구청 담당자 등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견주를 고발하라는 말만 안내했다. 견주에게 반려동물은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차 안에 방치한 것만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구조 과정에 도움이 필요할 시 지원할 계획이며 개를 차량에 방치한 주인의 행위가 동물 학대에 해당하는지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 하지만 강제로 구조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없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견주는 "24시간 내내 차 안에 두는 게 아니다"며 "일정 시간이 되면 집으로 데려가 밥을 주는 등 관리를 해오고 있다. 법적 처벌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차 안에 방치된 강아지의 모습. [신고자 인스타그램 캡처]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학대해 죽게 하면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2018년 3월 이후 강화된 처벌 기준이다. 이전에는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하지만 동물학대 죄만으로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는 드물다. 최근 3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검찰 기소 512건 중 실형이 선고된 사례는 단 4건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동물을 학대한 사람의 동물 소유권을 제한하거나, 동물을 재입양하는 것에 대한 제재도 없는 상황이다. 동물학대자의 소유권 제한에 대한 법안 발의는 여러 차례 진행됐지만 번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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