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검언유착 한동훈 검사장 전보조치 후 직접 감찰
주영민
cym@kpinews.kr | 2020-06-25 14:41:29
추미애, 공정성 담보 차원의 결정이라지만
윤석열 못 믿어 직접 감찰 나섰다는 분석
법무부가 채널A 기자와 함께 강요미수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장)을 법무연수원으로 전보 조치하고 직접 감찰에 착수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자기 편의적으로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 법 기술을 부리고 있어 대단히 유감"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비판한 지 꼬박 하루 만이다.
애초 윤 총장은 기소 여부 등을 외부 전문가들의 판단에 맡겨달라는 채널A 이모 기자 측의 진정을 받아들여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법무부는 25일 강요미수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한 검사장에 대해 오는 26일 자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을 냈다고 밝혔다.
일선의 수사 지휘 및 직무 수행이 곤란한 점을 고려했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특히 법무부는 한 검사장에 대한 직접 감찰에 착수했다. 검사에 대한 1차 감찰권한은 대검 감찰부에 있지만, 이번 사안 만큼은 법무부 감찰관실이 직접 맡겠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검에서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감찰권을 직접 행사하겠다는 게 추 장관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런 직접 감찰 조치의 근거로 '법무부 감찰규정 제5조2 제3호'를 들었다.
해당 규정에는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여 법무부 장관이 감찰을 명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감찰사건'의 경우 법무부가 직접 감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법무부의 이번 결정은 윤 총장이 최측근인 한 검사장에 대해 공정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사실상 '불신'의 시각을 내비친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검언유착 의혹을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채널A 이모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 결탁해 이철 전 벨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 측에 유시민 전 장관의 비위 첩보를 내놓으라고 압박한 혐의가 강요미수죄에 해당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채널A 기자가 요청한 전문수사자문단을 윤 총장이 재가하면서 해당 사건은 전문수사자문단 판단에 맡겨졌다.
앞서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이 올해 2월 만나 나눈 대화의 녹음파일을 확보한 검찰 수사팀은 채널A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려 했지만, 대검 형사부에서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이 해당 사건에 대해 '대검 부장회의에서 논의하겠다'는 방침을 정해서다. 지난 19일 대검 부장회의가 열렸지만, 전문수사자문단으로 넘겨야 할지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윤 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하면서 일선 수사팀은 해당 사건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게 된 것이다.
윤 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하자 여권에선 '제 식구 감싸기'식 결정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추 장관도 전날 '법의 날' 행사에서 "권한을 위임받은 자가 각종 예규 또는 규칙을 통해 위임의 취지에 반하도록 자기 편의적으로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 법 기술을 벌이고 있다"고 윤 총장을 직접 겨냥하고 나섰다.
결국 법무부가 한 검사장에 대한 직접 감찰에 나서기로 하면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엇박자 행보에 따른 갈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경지검 출신 한 변호사는 "추 장관 입장에선 윤 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하기로 결정한 것이 일종의 법을 이용한 꼼수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한 검사장이 윤 총장의 최측근이기에 공정한 판단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건 일종의 핑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의 직접 감찰 결정은 결국 전문수사자문단에서 불기소 의견이 나오는 것을 우려해 이를 사전에 막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감찰 결과에 따라 윤 총장도 최 측근이 연루된 검언유착 사건을 두고 공정하지 못한 판단을 내렸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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