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1400억 미지급금…제주항공 인수에 변수되나

이민재

lmj@kpinews.kr | 2020-06-25 12:16:38

인수 후 제주측 부담…이스타 "제주항공, 인수 결정 당시 검토"
'관리 가능한' 규모지만…코로나 장기화로 '리스크' 될 수 있어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작업이 임금 체불 문제 등으로 지연되는 가운데 이스타항공이 정유사 등에 지급해야 할 미지급금이 1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제주항공 여객기와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서있다. [뉴시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유류비, 항공기 리스비,공항내 항공기와 장비 차량 이동 등 조업료 등으로 야 하는 금액은 약 1300~1400억 원 수준이다.

이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건 유류비와 리스비로 약 500억 원 정도다. 나머지 800~900억 원은 조업료, 시스템 사용료 등이다.

이스타항공이 미지급금에 대한 지불 능력을 상실한 건 2월 경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2월 이후에도 500~1000만 원 수준으로 소액 지불한 내역이 있긴 하지만, 사실상 지불 능력을 잃은 건 2월부터다"라고 설명했다.

부채가 많은 항공산업 특성상, 평상시 업황이라면 이 정도 규모의 미지급금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혀 정상적인 영업이 요원한 상황에서 1500억 원 규모의 미지급금은 향후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이후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이휘영 인하공전 경영학과 교수는 "통상적인 LCC 재무구조를 고려하면 해당 수준의 미지급금은 갚아나가면서 경영하면 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항공업황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이후 부담으로 작용할 것"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측은 제주항공은 실사 당시 이같은 미지급 내역과 규모를 모두 조사하고 감안한 뒤 인수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현재 미지급금 규모는 당시 경영상 전략적 판단의 결과로, 제주항공은 미지급 내역 등을 검토한 뒤 인수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에 대해 "이스타항공 측의 경영상황을 모두 알 순 없다"면서 "인수 의지는 기존 입장과 변함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 직원 임금 체불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심화하는 데다가 제주항공의 유상증자 작업에도 적신호가 켜지는 등 인수 의지와 여력이 전보다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양측이 체불 임금 250억 원의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기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인수 작업은 사실상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측은 체불 임금을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이 나눠 부담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항공의 현 경영진과 대주주가 임금 체불 문제를 책임지고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의 유상증자 계획은 발행가액 하락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제주항공은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은 1만3050원으로 앞서 공시한 예상 발행가액인 1만4000원보다 6.8% 적다.

최근 주가가 예상 발행가액을 공시할 때보다 떨어지면 기준 주가가 낮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유상증자 예상 규모는 1700억 원에서 1585억 원으로 약 115억 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 말 벌어진 '셧다운' 사태의 책임 소재를 두고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스타항공 측은 제주항공이 원활한 기업결합심사를 위해 셧다운을 종용했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위는 지난 4월 23일 이스타항공이 자체적으로 회생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해 기업결합 제한 규정의 적용 예외를 인정해 인수를 승인했다. 통상 기업결합심사는 120일까지 가능하지만,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 심사에 속도를 내 6주 만에 결론을 냈다.

제주항공 측은 "계약을 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지, 계약 체결이 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이스타항공 측 경영에 관여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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