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앞세운 김정은 또다시 '잠행'…언제 전면에 나설까
김광호
khk@kpinews.kr | 2020-06-23 15:26:48
'김여정 후계설', '신변 이상설' 등 온갖 추측 난무
중앙군사위 등장 촉각…전문가 "전면 나서긴 쉽지않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앞에 나서서 남측을 향한 비난과 위협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은 보름 넘게 보이지 않고 있고 있다. 이에 따라 김정은의 직접 등판이 없는 것을 두고 여러 관측이 분분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공개 활동 횟수를 대폭 줄였다. 국정원 보고에 따르면 5월 기준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활동 횟수가 매년 동기 평균 50회에 대비해 66%가 감소한 17회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위원장의 잠행 기간과 횟수가 반복되면서 여러 가지 추측성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하자 신변이상설까지 나돌았다.
이후 김 위원장은 20일 만에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한동안 모습을 감추다 6월 7일 정치국회의를 주재한 것이 김 위원장의 최근 동선 보도였다.
그 사이 김여정 제1부부장이 선두에 서서 대남 비난 공세를 진두지휘하며 대남 관련 사업들을 하나씩 정리하고 나섰다. 또한 계속된 유엔 제재와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북한의 경제 상황은 박봉주 부위원장과 최룡해 상임위원장 등이 전면에 나서 챙기고 있다.
다만 군사 부문에서 최종 결정권은 김 위원장을 위해 남겨둔 상태다. 김정은이 최종 결정권자라는 이미지가 부각되는 한편으론 건강이상설, 김여정으로의 권력 승계와 같은 추측성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김여정의 정치적 위상을 올려주고, 잠재적인 대체 권력자로 양성하려 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후계자 구도를 본격화하기 위해 김 제1부부장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것이다.
또 일부 외신들은 김여정의 급부상을 두고 김정은 건강 이상설에 다시 주목하고 있지만, 뚜렷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정보당국에서도 김 위원장 건강 이상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로 추정되는 항공기가 함경남도 방향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잠수함 기지가 있는 함경남도 신포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참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군사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여기에 대화 국면을 염두에 두고 최고지도자는 한 발 빠져 있고 악역은 몰아준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른바 김정은과 김여정의 '역할분배론'이다.
김 제1부부장이 악역을 수행하면서 긴장감을 최대한 고조시킨 뒤 김 위원장에게 선택권을 부여함으로써 김 위원장이 향후 대미, 대남 회담에 임할 때 협상력을 극대화시키려 한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김정은이 과연 언제쯤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낼지가 관심사다. 최근 북한군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준이 이뤄지는 대로 각종 군사행동을 예고한 만큼, 군 최고 책임자인 김 위원장의 등장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 회의를 주재하고 주요 사안을 결정하면서 대남 공세 전면에 나올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이 중앙군사위에서는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대남 공세와 관련된 어떤 메시지를 낼 지는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일각에선 김정은이 향후 협상 국면에 나설 때를 대비해 이번에도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 없이 약식으로 개최하거나 중앙군사위를 열지 않고 군사 행동계획을 서면으로 승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남 공세에 김정은까지 나설 경우, 한반도 정세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쉽게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예측대로라면 김정은의 잠행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김정은이 중앙군사위에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김 위원장이 중앙군사위에서 4대 군사행동을 비준할 경우, 대남 공세에 최종 책임이 본인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행보와는 전혀 다르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직접 등장하지 않더라도 비준했다고 하면 되는 것이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나중에 남북의 대치 상황이 바뀔 경우 본인의 책임이 아닌 김여정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향후 협상을 위한 공간 마련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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