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탑승권으로 비행기 탄 10대…제주공항 보안에 구멍

권라영

ryk@kpinews.kr | 2020-06-23 15:15:58

분실한 신분증·탑승권으로 보안검색대 통과해
화장실에 숨어있다 이륙 직전 승무원에게 적발

제주공항에서 10대 가출 청소년이 다른 사람의 신분증과 탑승권을 이용해 비행기에 탑승하는 일이 발생했다.

▲ 지난달 4일 제주국제공항 3층 국내선 출발장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23일 제주지방경찰청 공항경찰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45분께 A(14) 군은 B(33) 씨의 신분증과 탑승권을 이용해 아무런 제지를 당하지 않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다.

B 씨는 이날 오후 3시에 출발하는 김포행 에어부산 BX8096편을 탑승하기 위해 공항에 왔으나, 탑승권과 지갑을 분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군은 이 분실 탑승권으로 비행기에 오른 뒤 화장실에 몸을 숨겼으며, B 씨는 공항에서 발급받은 주민등록등본으로 탑승권을 다시 받아 좌석에 앉았다.

B 씨가 비행기에 오를 당시 중복 탑승이라는 경고음이 울렸지만 이를 잡아내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어부산 측은 "직원이 바코드의 단순 오류로 착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륙 전 점검에 나선 승무원이 A 군을 발견하면서 중복 탑승이 적발됐다. 같은 탑승권으로 두 명이 탄 사실을 알게 된 에어부산 측은 항공기를 '램프리턴'해야 했다. 램프리턴은 비행기를 탑승교로 다시 돌리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소동으로 인해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객 195명은 출발 예정 시각보다 1시간 이상 공항에 더 머물러야 했다. 비행기는 오후 4시 32분께에야 출발했다.

경찰은 공항 의자에서 지갑을 발견했다는 A 군의 진술을 토대로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A 군은 가출 신고가 돼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제주공항은 또다시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제주공항에서는 2016년 한 중국인이 비행기에서 내린 뒤 출국 수속을 밟지 않고 공항 담장을 넘어 빠져나가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2018년에는 출국심사를 마친 중국인이 비행기에 타지 않고 상주 직원이 이용하는 통로를 이용해 밖으로 빠져나간 일이 있었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현재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