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옥살이' 평균 보상금 3년 전 대비 2.5배 증가 941만원
주영민
cym@kpinews.kr | 2020-06-22 15:30:11
불구속수사 확대에 최저임금 인상 영향
뮤지컬 배우 A 씨는 지난해 1심에서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 받았다가 올해 4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해당 사건으로 A 씨는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해지됐고 졸지에 백수 신세로 전락했다. 업계에 각종 소문이 나면서 다른 곳과 계약을 맺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그는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도 모자라, 생계마저 위협받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A씨는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형사보상금을 받았지만,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형사보상금은 개인의 체감 손실을 보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지만 1인당 평균 보상액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지급되는 형사보상금이 최근 3년 연속 늘고 있다. 지난해 1인당 평균 형사보상금 지급액은 3년 전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22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급된 형사보상금 총액이 401억 원에 달했다. 2016년(317억 원), 2017년(360억 원), 2018년(367억 원)에 이어 4년 연속 늘었다.
지난해 1인당 평균 형사보상금 지급액은 941만 원으로 3년 전(363만 원) 보다 약 2.5배 늘었다.
매년 형사보상금 지급액은 늘었지만, 보상금 지급 건수는 오히려 줄고 있다.
지난해 형사보상금 지급 건수는 4257건으로, 2016년(8713건), 2017년(7374건), 2018년(5073건)에 걸쳐 3년 연속 줄었다.
형사보상금 지급액은 느는데 보상금 지급 건수는 오히려 줄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최근 몇 년간 검찰이 인신 구속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 불구속 수사를 확대한 영향이 크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감소하면서 미결구금(판결선고 전 구금) 사건이 대폭 줄었다. 지난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건수는 2만9647건으로 2016년(4만83건) 대비 26% 줄었다.
이에 반해 보상금 지급 총액이 늘어난 것은 최근 3년간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최저임금이 형사보상금 산정 시 사용되고 있어서다.
형사보상금은 일일 기준 보상금을 산정한 뒤 구금일수를 곱한 액수로 확정된다. 일일 기준 보상금은 무죄가 확정된 당해 최저임금법상 일급 최저임금(최저시급 8시간)을 기준으로 최대 5배까지 책정할 수 있다.
지난해 일급 최저임금은 6만6800원으로 2016년(4만8240원) 대비 약 39% 늘었다.
특히 지난해 형사보상금 지급 규모가 401억 원에 달했지만, 법무부가 배정한 예산은 332억원으로 20% 이상 예산을 초과했다. 총 69억 원의 예산이 부족한 것이다.
올해 법무부는 형사보상금 예산으로 373억 원을 배정, 전년 대비 10% 이상 증액했다. 하지만 지난해 형사보상금 지급 결정액(401억 원)과 비교해도 28억 원이나 부족하다.
예산이 부족해도 피해자가 국가로부터 형사보상금을 받는 데는 지장이 없다.
다만, 법무부가 당해연도 다른 사업에서 남는 예산을 전용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형사보상금 지급이 다음해 예산 배정시까지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남는다.
법무부 관계자는 "관련 예산을 확 늘리고 싶어도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을 때 최근 3년치 형사보상금 지급액의 평균이 기준이 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며 "지연 없이 보상금을 지급하기 위해 다른 사업에서 남는 예산을 전용하는 방식으로 최대한 지원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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