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만에 주가 10배 폭등…'우선주 투자 광풍' 왜?
양동훈
ydh@kpinews.kr | 2020-06-16 15:46:39
상승률 상위 10종목 중 7개가 우선주…거래정지 풀리면 또 상한가
호재에다 유동성 랠리 겹쳐 급등…비정상적 거래 '과열' 지적도
지난 1일 5만4500원이던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2일부터 9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16일 57만3000원으로 치솟았다. 불과 보름새 주가가 10.5배로 폭등한 것이다.
주식시장에 '우선주 광풍'이 불고 있다. 이달 들어 주가가 많이 오른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우선주다.
거래소는 9일과 12일 삼성중공업 우선주의 거래를 정지시켰지만, 거래정지가 풀리면 또 다시 상한가를 기록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이 기간 중 955.25%나 올랐다. 듀산퓨얼셀 1우선주, 일양약품 우선주, 한화 우선주, SK증권 우선주, SK 우선주, 한화솔루션 우선주 등도 80% 이상 급등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초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과 함께 카타르 국영석유사 QP(카타르 페트롤리엄)로부터 약 23조 원 규모의 LNG선 수주계약을 맺었다. 대형 호재지만, 이것만으로 삼성중공업 우선주 급등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삼성중공업 보통주는 1일 종가 4980원에서 호재가 알려진 2일부터 이틀 연속 급등해 697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조정을 거쳐 16일에는 641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보통주가 29% 오르는 동안 우선주는 10배나 치솟은 것이다.
다른 급등 우선주들도 각자의 호재들을 업고 가격이 올랐다. 두산퓨얼셀의 경우 연료전지 정책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고, 일양약품은 코로나19 관련 제약주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한화와 한화솔루션의 경우 자회사가 투자한 미국 수소차량 업체 니콜라의 주가상승 등의 호재가 있다. SK의 경우 SK바이오팜 상장 기대와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모스타트 임상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들 역시도 보통주의 상승 정도는 우선주에 비해서는 못 미친다. 두산퓨얼셀은 이번 달 들어 50% 이상 올랐지만 190%이상 상승한 우선주의 상승 속도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우선주 급등세의 원인으로는 유동성 장세로 다른 종목들이 돌아가며 올랐기 때문에, 이제 우선주의 차례가 왔다는 점이 꼽힌다. 네이버, 카카오 등 언택트 성장주 주도로 코스피가 2000선까지 회복했고, 삼성전자 등의 전통 강자가 2100선까지 장을 밀어올리면서 이제 오를 만한 주식이 다 올랐다는 인식이 투자자들에게 생겼다는 것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이 시장에 많이 투입되고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많이 참여하면서 각종 주식들이 돌아가면서 올랐다"며 "저평가 주식을 찾는 탐색전이 투자자 사이에 벌어졌고, 지금은 우선주 테마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선주 상승은 보통 과열의 끝자락에 등장하는 현상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를 좌우하는 힘이 커진 상황에서는 '싸 보이는' 종목으로 몰리는 현상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우선주의 경우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에 비해 배당률이 높거나 배당을 우선으로 받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우선주에 장기투자하고 배당수익을 노리는 투자방식도 존재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의 상황을 우선주의 특징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가격이 낮을 경우 투자금액에 비해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지만, 최근의 우선주 급등으로 인해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한 주들이 많기 때문이다.
6월 10대 급등주에 포함되는 우선주 중 삼성중공업 우선주, 일양약품 우선주, 한화 우선주, SK증권 우선주, SK 우선주, 한화솔루션 우선주는 모두 보통주 가격을 넘겼다. 두산퓨얼셀 1우선주의 경우만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비정상적인 거래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선주는 발행주식수가 적기 때문에 거래량도 적고, 돈이 조금만 몰리면 급등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보통주보다 우선주가 배당을 더 준다고 해도 정도에 한계가 있는데, 이렇게까지 비싸지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중공업 우선주의 총 유통 주식 11만4845주 중 59.4%인 6만8193주가 거래됐다. 삼성중공업 우선주의 유통주식수는 6억3000만 주인 보통주의 0.02%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우선주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 센터장은 "유동성이 풍부하게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추가상승 여지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우선주를 쫓아가는 것은 굉장한 리스크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수익을 볼 가능성은 있지만, 자칫 잘못해서 판매 타이밍을 놓칠 경우 큰 손실을 볼 우려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K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