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경제회복 전망될 때까지 통화정책 완화적 운용"
강혜영
khy@kpinews.kr | 2020-06-12 09:30:41
"금융시장 안정·원활한 신용흐름 유지 위해 필요시 금리 외 수단 활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경제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70주년 기념사를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 그리고 이후의 경제환경 변화는 중앙은행에도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중앙은행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다해 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가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금융시장 안정과 원활한 신용흐름 유지를 위해 필요시에는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도 적절히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정책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중장기적인 시계에서는 금융불균형이 누적될 가능성에 경계감을 늦추어서는 안 될 것"이며 "신용의 과도한 팽창이나 자산가격 거품과 같은 금융불균형 누증이 위기를 몰고 왔던 사례를 반복해서 보아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선제적인 대응으로 이번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되, 이번 위기가 진정되면 이러한 이례적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해 나가는 방안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도 던졌다.
그는 "중앙은행의 역할 범위가 과연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느냐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번 위기에서 중앙은행이 '크라이시스 파이터(Crisis fighter)'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은행의 준재정적 역할에 대한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해야 하며, 그 정당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중앙은행의 시장개입 원칙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에 대해 우리 스스로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사회적 컨센서스를 도출해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물가안정목표제 연구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개발을 과제로 제시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위기는 물가안정목표제의 현실적합성에 대해 의구심을 높일 수 있다"며 "이번 위기 이전에도 물가는 상당기간 목표 수준을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예비적 저축 유인 증대, 부채 누증에 따른 수요 둔화, 그리고 디지털경제의 가속화로 저물가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통화정책 운영체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논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이에 대한 연구를 진척 시켜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부터 불거진 페이스북의 리브라(Libra) 논란에서 보듯이 디지털 혁신이 민간부문을 넘어 중앙은행 고유의 지급결제 영역까지 파급될 수 있다는 인식이 크게 확산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연구·개발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요국 중앙은행이 결제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실시간 총액결제방식(RTGS)의 신속자금이체시스템을 직접 구축·운영하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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