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저무는 시장' 케이블TV에 눈독 들이는 이유

이민재

lmj@kpinews.kr | 2020-06-11 12:50:42

130~200만 가입자 마케팅비 안 쓰고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어
가입자 규모 커질수록 콘텐츠제공자(CP)와 협상에서도 유리

케이블TV 3~5위 업체가 한꺼번에 매물로 나온 가운데 이통3사가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업계 3위)와 CMB(4위), 현대HCN(5위)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HCN의 경우 이통 3사가 예비입찰에 참가해 실사를 진행 중이며, 딜라이브와도 적정 가격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 매각 계획을 밝힌 CMB는 이달 중 매각 주간사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는 방침인 가운데 이통사들이 인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 현대HCN 건물. [현대HCN 홈페이지 캡처]


이통사들이 이미 '저무는 시장' 이라는 평가를 받는 케이블TV 업체 인수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입자 추가 확보'다.

통상 이통사는 가입자 한 명을 확보하는 데 적지 않은 마케팅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포화상태인 이동통신·IPTV시장에서 가입자를 추가로 확보하려면 타사의 가입자를 끌어오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에 한꺼번에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케이블TV 인수는 매력적이다.

케이블TV업체를 인수합병하면 해당 케이블TV 가입자까지 함께 확보하는 셈이 되므로 이통시장에서 마케팅비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통3사 중 한 곳의 관계자는 "결국 3사가 벌이는 경쟁의 핵심은 가입자 확보다"라면서 "마케팅 비용을 쓰는 것보다 인수합병을 통해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이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통사가 케이블TV 인수를 통해 확보한 가입자를 이동통신 혹은 자사의 IPTV 가입자로 바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확보한 케이블TV 가입자를 토대로, 이후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이 이통사들의 계산이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케이블TV 가입자를 확보한다고 해서 이통사나 이통사의 IPTV 서비스로 바로 가입 전환을 유도하는 것은 인가 조건이 붙기 때문에 쉽지 않다"면서도 "유사한 서비스에 대한 가입자를 확보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다양한 사업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입자를 늘려 몸집을 키운 뒤, 콘텐츠제공자(CP)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이통사는 유선방송 사업 부분 등에서 CP사와 콘텐츠 수급에 대한 협상을 벌이게 되는데, 가입자 수가 많을 경우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1000만 명을 확보한 사업자는 300만 명을 확보한 사업자보다 CP와의 협상에서 더 높은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CP 입장에서도 가입자 수가 적은 곳보다는 많은 곳에 콘텐츠를 우선 제공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케이블TV 가입자는 1355만7530명으로 전체 유료방송가입자 중 40.35%를 차지한다. IPTV 가입자 수는 1683만2979명으로 50.1%다. 현재 IPTV가 케이블TV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높은 건 맞지만 여전히 케이블TV 가입자 규모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의 가입자 수는 200만7715명(시장 점유율 5.98%) CMB와 현대HCN의 가입자 수 역시 각각 154만439명(4.58%), 132만8445명(3.95%)이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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