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 50%, 전공과 상관없는 직업 가져...OECD 1위
양동훈
ydh@kpinews.kr | 2020-06-09 15:13:12
우리나라 대졸자의 50%가 전공과 무관한 직업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9일 '전공 선택의 관점에서 본 대졸 노동시장 미스매치와 개선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대학 정원 규제 완화, 진로 교육 강화, 전공 선택 시기 유연화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OECD가 2015년 전문대졸 이상 25~34세 임금근로자의 최종 이수 전공과 현재 직업 간 연계성이 없는 비중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전공-직업 간 미스매치는 50%에 달해 조사 대상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대상 국가 전체 평균은 39.1%였다.
보고서는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주요 요인으로 각종 정원 규제로 인해 학과 간 정원조정이 잘 이뤄지지 않는 점을 꼽았다.
보고서는 전국 4년제 사립대학의 전년도 경쟁률에 따른 전공별 입학정원 조정 여부를 분석한 결과, 비수도권의 경우 어느 정도 조정이 일어나지만 수도권 사립대학은 입학정원 조정이 아예 없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이유로 수도권 소재 대학을 선호하는 현실에서 보다 상위권에 속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전공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보건·교육 등 특수 전공의 정원을 대학이 임의로 조정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어, 해당 전공자의 소득과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노동패널 자료를 토대로 전공별 생애주기적 소득과 취업률의 차이를 추정한 결과 남녀 모두 의약 및 교육 계열 소득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으며, 여성의 경우 해당 전공의 취업률 역시 두드러지게 높았다.
보고서는 이로 인해 자연·공학 계열의 적성을 가진 학생들이 높은 소득을 위해 의대를 선택하거나, 인문·사회 계열에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학생들이 높은 안정성 때문에 교대를 선택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요셉 연구위원은 "(전공에 따라) 생애주기에 걸친 소득이나 취업률에서 지나치게 큰 격차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학생들의 전공 선택이 한편으로 쏠리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정 시기에 나중에 바꾸기 어려운 결정을 강제하는 '전공 선택 시기의 획일성'도 지적했다.
KDI가 2018년에 전국 4년제 대학 신입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자신의 전공을 바꾸고 싶다고 답한 비중은 28.2%에 달했다. 인문 계열은 주로 교육 계열로, 자연 계열은 주로 의약 계열로 변경을 희망했다.
보고서는 미스매치 개선을 위해 정원규제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에서 직접 통제하고 있는 보건·교육 등 특수 전공의 경우 사회 전반적 시각에서 정원의 적절성을 정기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봤다. 고령화로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의료 분야는 증원하며, 학령인구 감소로 교원 수요가 축소되는 교육 분야는 감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진로전담교사가 학생들의 진학을 상담할 때 단순 취업률 외에 소득정보와 같은 현실적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추후 전공 변경에 제한이 되지 않도록 필수과목의 범위를 충분히 넓게 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도 충분한 탐색을 거쳐 전공을 결정할 수 있도록 대학 입학 모집단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K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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